우리 사회가 노후를 준비하는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엔 ‘은퇴 후 소득 보장’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돌봄과 활동의 균형’을 중시하는 흐름으로 바뀌고 있다. 단순히 쉬는 삶보다, 일하고 배우며 사회와 관계를 유지하는 ‘활동형 노후’가 새로운 기준으로 떠오른다.
국가데이터처가 11일 발표한 ‘2025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은 노후를 위해 사회가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영역으로 ‘노후 소득지원’(34.2%)과 ‘의료·요양보호 서비스’(30.6%)를 꼽았다. 2023년 대비 소득지원 응답은 2.7%포인트 줄고, 의료·요양 서비스는 소폭 늘었다. 고령층이 늘어나면서 ‘돈보다 돌봄’의 중요성이 커진 셈이다.
연령별로는 50대 이하에서 ‘소득지원’을, 60대 이상에서는 ‘의료·요양보호 서비스’를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특히 농어촌 지역에서는 도시보다 의료·요양, 문화·여가 복지, 교통·주거환경 조성의 중요도가 높게 나타났다. 사회안전망에 대한 인식이 현금 중심에서 생활 기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노후를 보내고 싶은 방식에서도 변화가 두드러졌다. 국민 42.4%는 ‘취미활동’을 통해 노후를 보내고 싶다고 답했으며, 이어 ‘여행·관광 활동’(28.5%), ‘소득창출 활동’(14.3%) 순이었다. 단순한 여가를 넘어, 경제활동을 지속하거나 새로운 학습·자기개발을 추구하는 경향이 확대되고 있다.
남성은 취미·소득활동 선호가 높았고, 여성은 여행·종교·자원봉사 활동에 대한 응답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연령이 높을수록 여행보다는 가족돌봄·종교활동 비중이 커졌다. 특히 소득창출 활동을 원한다고 답한 비율은 2023년보다 1.6%포인트 증가해, ‘은퇴 후에도 일하고 싶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60세 이상 고령자들의 현재 노후생활 방식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뚜렷하다. 응답자 중 34.4%가 ‘소득창출활동’을 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취미활동’(32.2%), ‘가족 돌봄 활동’(10.9%)이 그 뒤를 이었다. 남성의 경우 절반 가까이가 일하거나 취미 활동을 병행하고 있었고, 여성은 가족 돌봄과 종교활동 비중이 높았다.
이처럼 한국인의 노후는 점차 ‘쉼’에서 ‘활동’으로 옮겨가고 있다. 소득과 돌봄, 여가와 일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은퇴 이후에도 사회와 연결된 삶을 지향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