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의 절대강자 T1이 전무후무한 ‘쓰리핏(three-peat)’을 달성하며 또 한 번 역사를 썼다. ‘쓰리핏’이란 한 팀이 3년 연속 같은 대회에서 우승하는 기록을 의미한다. 미국 스포츠계에서 비롯된 용어로 농구나 야구에서도 보기 드문 대기록이다.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무대에서는 T1이 최초이자 유일하다.
T1은 9일 중국 청두 동안호 스포츠파크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2025 LoL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KT 롤스터를 세트 스코어 3대 2로 꺾고 3년 연속 우승과 팀 통산 여섯 번째 월드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날 결승은 한국 대표 두 팀이 맞붙은 ‘통신사 더비’로, e스포츠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T1은 1세트를 먼저 따냈지만, KT가 2세트와 3세트를 연달아 승리하며 세트 스코어 1대 2로 역전했다. 벼랑 끝에 몰린 T1은 4세트에서 칼리스타·애니비아 조합으로 반격에 성공, 승부를 마지막 5세트로 끌고 갔다.
운명의 5세트에서 T1은 초반부터 공격적인 갱킹으로 주도권을 잡았다. ‘오너’ 문현준이 상단 라인에서 첫 킬을 만들어냈고, ‘도란’ 최현준의 카밀이 완벽한 연계로 흐름을 이었다. ‘페이커’ 이상혁의 갈리오가 빠르게 합류하며 KT의 반격을 차단했고, ‘구마유시’ 이민형의 미스 포춘이 폭발적인 화력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22분경 벌어진 드래곤 앞 한타에서 T1이 대승을 거두자 경기 흐름은 완전히 T1 쪽으로 기울었다.
마지막 바람용의 영혼을 확보한 T1은 KT의 최종 공세를 막아내며 넥서스를 파괴했다. 결승전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파이널 MVP)에는 ‘구마유시’ 이민형이 선정됐다.
이번 우승은 팀뿐 아니라 ‘페이커’ 이상혁 개인에게도 각별하다. 그는 2017년 삼성 갤럭시에 패하며 쓰리핏이 좌절된 뒤 8년 만에 눈물 대신 웃음으로 ‘소환사의 컵’을 다시 들어 올렸다. 팀의 주장으로서 4년 연속 결승 진출, 3연속 우승을 이끈 그는 명실상부한 LoL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기록됐다.
KT 롤스터 역시 값진 도전을 남겼다. 창단 13년 만의 첫 결승 진출로 젠지를 꺾고 올라온 KT는 ‘비디디’ 곽보성의 맹활약 속에 세트 초반 T1을 몰아붙였지만 챔피언의 노련함을 끝내 넘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