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심사 2분이면 끝?…인천공항 '자동출입국 등록센터' 문 열었다

입국장 내 자동등록·자동심사 동시 제공⋯별도 이동 없어
독일·대만·홍콩·마카오 국민 대상⋯단계적으로 확대 계획
외국인 입국자 1700만 명 육박⋯법무부, 시스템 마련 박차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이 이용객들로 붐비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법무부가 인천국제공항 입국심사장에 자동출입국 등록센터를 설치하고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해외입국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심사 등록 절차를 간소화해 입국 처리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법무부는 3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 F구역을 전용심사구역으로 지정하고 자동출입국 등록센터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외국인이 자동출입국 심사대를 이용하려면 입국심사 후 외부에 있는 출입국관리사무소를 찾아 별도로 등록 절차를 거쳐야 이용이 가능했다. 이 때문에 등록을 포기하는 등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앞으로는 입국심사장에서 등록 절차를 마치면 곧바로 자동출입국 심사대로 이동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시범운영은 우선 독일, 대만, 홍콩, 마카오 등 자동출입국 상호이용 협정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 미국도 자동출입국 상호이용 협정국이지만, 수수료 문제로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범운영 첫날 등록을 완료한 독일 국적 A 씨는 "등록에서부터 자동심사까지 2분도 걸리지 않아 너무 편리했다"며 "한 번 등록하면 여권 만료일까지 계속 이용할 수 있다고 하니 다음 입국심사도 간편할 듯하다"고 전했다.

법무부는 올해 안으로 제1터미널 입국장 A구역에도 자동출입국 등록센터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자동출입국 심사대 이용이 가능한 국가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번 조치로 승객 분산 효과가 나타나 입국심사장 혼잡이 완화되길 기대한다"며 "심사관을 사전 심사시스템에 배치해 입국 예정자의 위험도를 신속히 분류하고, 고위험 외국인은 정밀심사하는 한편 저위험 외국인에게는 신속한 심사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 전경. (법무부)

법무부는 외국인 입국자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급증함에 따라 효율적인 출입국심사 시스템 마련에 힘쓰고 있다. 특히 입국심사장 혼잡은 여행객 불편뿐 아니라 항공기 회항·지연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효율적인 심사 시스템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법무부 통계를 보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이었던 2020년, 2021년 외국인 입국자는 각각 266만 명, 104만 명에 그쳤지만 2022년에는 340만 명을 기록했고 2023년에는 1150만 명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47.5% 증가한 1697만 명으로 집계됐다.

현재 우리 국민은 자동 출입국심사 이용 시 평균 2분 내외, 내국인 대상 유인 입국심사대 이용 시 평균 5분에서 최대 24분이 걸린다. 반면 대부분의 외국인은 외국인 대상 유인 입국심사대 이용 시 평균 24~35분, 최대 92분이 걸린다고 한다.

이에 법무부는 올해 8월 국내 투자 등 목적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우리나라에 입국하는 외국 국적 기업인의 입국심사 대기시간을 단축하는 조치를 시행하기도 했다. 대상은 한국경제인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무역협회‧주한미국상공회의소‧주한유럽연합상공회의소 등 6개 단체가 추천하는 외국 국적 기업인이다.

외국 국적 기업인이 별도의 입국심사대로 신속하게 입국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개선해 국내 투자 등을 활성화하겠다는 게 법무부의 설명이다. 추후 김포·김해 등 다른 공항에 대한 확대 적용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이와 같은 심사 시스템을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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