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美서 17.2GWh ESS 물량 수주 예상…합병 시너지도 주목
"내년 설비 투자, 올해 대비 50% 내외 절감"

SK이노베이션이 석유 사업의 흑자 전환과 에너지 솔루션 사업의 견조한 실적에 힘입어 2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배터리 사업은 계열사 합병 시너지와 함께 미국 중심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확대를 통해 실적 개선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31일 SK이노베이션은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3분기 연결 매출액 20조5332억 원, 영업이익 5735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유가 및 정제마진 상승으로 석유 사업이 흑자로 돌아섰고,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의 계절적 성수기 효과에 따른 SK이노베이션 E&S 사업이 견조한 이익을 내며 실적을 견인했다는 설명이다.
배터리 사업은 3분기 1248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통합법인(SK온·SK트레이딩 인터내셔널·SK엔텀 합병 법인) 기준으로는 179억 원의 이익을 올리며 2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생산세액공제(AMPC)는 3분기 기준 1731억 원으로, 올해 누적 6173억 원을 기록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SK온은 고속 성장하는 미국 ESS 시장에서 실적 개선의 기회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9월에는 미국 플랫아이언 에너지 개발과 1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추가적으로 6.2GWh 규모 프로젝트에 대한 우선 협상권도 확보했다.
전현욱 SK온 재무지원실장은 이날 컨콜에서 "플랫아이언과의 협의에 따라 2026년부터 4년간 최대 7.2GWh 규모의 ESS를 공급할 계획"이라며 "그 외의 다수 고객과도 10GWh 이상 규모의 공급 계약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운영 효율화를 위해 신규 공장 투자보다는 기존 라인의 전환을 통해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SK온은 현재 미국에 단독 공장(20GWh), 포드 합작공장 2곳(켄터키 37GWh·테네시 45GWh), 현대차 합작공장(35GWh)을 보유하고 있다. 전 실장은 "합작공장(JV) 활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어떤 사이트에서 생산할지 곧 의사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화학 사업의 경우 울산 석유화학단지에서 SK지오센트릭, 에쓰오일, 대한유화 등 3사가 정부의 구조개편 정책에 맞춰 업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은 "구체적인 옵션이 작성되지 않아 공유가 어렵다"고 말했다.
내년 설비투자(CAPE) 규모도 대폭 축소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내년 경영 계획을 수립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숫자를 말하긴 어렵지만, 올해 집행 규모 대비 50% 내외 수준까지 절감될 것"이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초 연간 설비투자 규모를 약 6조 원 수준으로 계획했다.
서건기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SK이노베이션은 석유, LNG 등 주력 사업 회복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며 “향후 배터리 사업에서 ESS 사업 확장 및 11월 1일 공식 출범하는 SK온과 SK엔무브 합병법인에서 창출되는 사업 시너지를 바탕으로 SK이노베이션 계열의 미래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