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워드 가이던스 다시 4대2, 신성환 위원은 인하 소수의견
"부동산은 금리로 완벽히 조절 불가…정책 일관성 중요"
"환율 상승 75%는 대외 요인…물가 압력 거의 없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가계부채 위험은 상당 부분 줄었지만, 부동산 가격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3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세 번째 연속 동결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 위와 같이 말했다.
그는 "부동산 가격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며, "가계부채 위험은 많이 사라진 것 같지만, 수도권 주택시장이 다시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추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는데, 통화정책 면에서도 주택가격 상승 기대를 자극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금방 꺾일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모든 정책이 일관성 있게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부동산 가격이 경제성장률이나 잠재성장률을 갉아먹고 있다"며, "고통이 따르더라도 구조 개혁을 계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 가격은 소득 수준을 고려하거나 사회적 안정을 유지하기에 너무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금리로 부동산 가격을 완벽히 조절할 수는 없다"며, "정부가 정책을 펼 때 통화정책이 부추기는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인하로 부동산 시장이 더 과열될지 판단해야 하지만, 반대로 금리를 내리지 않아 경기가 더 나빠질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통화정책의 목적이 단순한 부동산 억제보다는 경기와 금융안정의 균형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 총재는 이번 금통위 결정에 대해 "금리 인하 기조는 유지하지만 금융안정 리스크가 커지면서 일부 위원이 인하에서 동결 쪽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위원 한 분이 금융불안 가능성을 우려해 인하에서 동결 가능성 쪽으로 움직였다"고 덧붙였다.
이날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향후 3개월 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나머지 2명은 현 수준 유지를 주장했다.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는 지난 7월 4대2, 8월 5대1에서 다시 4대2로 되돌아왔다.
한편, 신성환 금통위원은 전월에 이어 이날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연 2.25%로 인하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신 위원은 "GDP 갭률이 여전히 마이너스(-) 수준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빠른 시점의 금리 인하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최근 코스피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상황에 대해 이 총재는 "버블을 걱정할 수준은 전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인공지능(AI) 섹터는 전 세계적으로 버블 논란이 많아 조정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시장 내 AI 관련 투자 확대가 이어지고 있지만, 변동성이 큰 만큼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최근 높아진 원·달러 환율에 대해 "한 달 사이 35원 정도 올랐는데, 4분의 1은 달러 강세 영향이고 4분의 3은 위안화·엔화 약세, 관세 문제, 대미 투자금 조달 우려 등 대외 요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관세 협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환율이 내려갈 것"이라며, "한국은행은 변동성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환율에도 물가 상승 압력은 제한적이라는 게 이 총재의 진단이다.
그는 "유가가 올해 들어 18% 정도 떨어졌고, 성장률도 잠재성장률보다 낮은 수준이라 수요 압력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앞서 물가상승률이 2% 안팎의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 총재는 다음 달 열릴 올해 마지막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지금은 변수들이 너무 많다"며,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 미·중 갈등이 반도체 사이클에 미치는 영향 등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