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약 APEC이 교역과 경제 협력에만 머문다면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비록 공식적으로 군사나 안보 이슈를 다루는 협의체는 아니지만, 회원국 정상 간 회담과 교류를 통해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특히 동북아는 지정학적 경쟁과 불안정성이 공존하는 지역으로, 남북한 대립, 중국·일본·러시아 간 영유권 갈등,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북핵 문제 등으로 인해 긴장이 고조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는 다양한 외교적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다.
이번 회의에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의 참석이 예상되며, 양국 정상 간 회담을 통해 경쟁을 협력으로 바꾸는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중재자 역할이 중요하며, 의미 있는 미·중 정상 합의가 도출된다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참석도 기대해볼 수 있다. 미국은 AI와 공급망, 디지털 표준 분야에서 주도적 역할을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별도 일정으로 시진핑 주석을 만날 계획임을 밝혔다. 이는 APEC이 단순 경제협의체를 넘어 글로벌 경제 질서 재편, 갈등 해소, 군사적 긴장 완화에 기여하는 다자간 무대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PEC은 단순한 경제 협력을 넘어서, 한·중·일 등 동북아 주요국 간 경제 발전과 긴장 완화에 기여하는 국제기구로서의 위상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산업 전체의 구조적 변화와 협력 방향을 논의하는 APEC은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25년 APEC 정상회의의 주제인 ‘지속가능한 내일을 위한 연결, 혁신, 번영(Building a Sustainable Tomorrow: Connect, Innovate, Prosper)’은 한국 경제의 미래 방향과도 연결되어 있다. AI와 디지털 전환, 공급망 회복력, 기후변화 대응, 친환경 에너지 전환, 저출산·고령화 등이 한국의 핵심 과제로, 기술력과 정책 역량을 바탕으로 국제 협력과 국내 문제 해결을 동시에 이끌어야 한다.
APEC 정상회의는 중앙정부 주도의 행사로 인식되어, 지방은 “중앙 행사 뒷바라지만 하고 얻는 게 없다”는 비판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경상북도와 경주시는 지방의 새로운 전환을 추진하며 글로벌 도시로 도약을 추진한다. 성공적인 행사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친서를 보내는 등 적극적인 외교 활동도 병행하였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국제행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면 지역의 산업, 문화, 관광, 농업 등 다양한 분야가 국제사회에서 주목받게 된다. 경제적 파급효과는 약 7조 4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광객 증가, 구미 산업단지의 첨단 제조업, 영천·포항 자동차 부품 시장 확대로 경북 지역 산업의 고도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동력이 될 것이다. 전통문화 자산도 평가가 높아져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나갈 수 있다.
20년 만에 다시 한국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는 공급망 강화, 디지털 혁신, 기후변화 대응 등 다양한 국제 아젠다를 선도할 기회다. 성공적으로 행사를 개최하여 쇠퇴하는 지방에 활력을 불어넣자. ‘K-Food’, ‘K-Culture’, ‘K-Story’ 등 한국 브랜드 가치를 높여 새로운 산업 기회를 창출하자. 행사 후에도 ‘경주포럼’을 만들어 다보스 포럼을 넘어서는 세계적인 ‘명품포럼’으로 발전시키자.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넘어 글로벌 성공모델을 만드는데 한국이 주도적 리더십을 발휘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