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공방까지”…미중 관세 갈등, 단기 타결 어렵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6월 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관세 갈등이 다시 격화되는 가운데 서강대 허준영 교수는 “이번에도 휴전 연장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신중한 전망을 내놨다.

1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허 교수는 “희토류 공급의 90%가 중국에서 정제되고 있다”며 “트럼프의 강경 발언에도 실제로 미국이 쓸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다”고 분석했다.

허 교수는 중국의 9일 희토류 대미 수출 규제 강화 발표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00% 관세 보복 선언을 두고 “협상의 샅바 싸움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희토류는 17가지 금속 원소를 말한다. 아이폰, 전기차, F-35 전투기, 핵잠수함 등 민수·군수 양쪽에서 모두 쓰인다”며 “전 세계 매장량의 70%가 중국에 있고 정제의 90%도 중국에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양국의 관세 협상이 “휴전을 계속 밀고 있는 상황”이라고 표현하며 “5월에 관세를 낮추기로 했지만 90일 한시적이었다. 이후 8월에 한 번 더 미뤄 11월 10일까지 유예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APEC이 유예 종료 직전에 열리기 때문에 담판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에도 90일 유예 수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 교수는 “관세 협상은 실행이 매우 복잡하다”며 “트럼프 1기 때도 ‘1단계 합의(Phase 1 Deal)’까지 1년 반이 걸렸다”고 짚었다. 그는 “당시 평균 관세율이 20%대 초반이었는데 지금은 57~58%로 더 높다. 이 강도의 협상이 단기간에 마무리되긴 어렵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100% 관세 부과’ 발언에도 시장이 즉각 반응한 이유에 대해선 “AI 중심의 미국 증시가 칼날 위에 서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조금만 어그러져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며 “그래서 미중 갈등 발언 하나에도 시장이 즉각 반응한다”고 했다.

최근 금값과 주식이 동시에 오르는 현상에 대해선 “보통은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이 대체 관계지만 지금은 금리 인하 기대와 지정학적 불안이 겹치며 둘 다 뜨겁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가 내려가면 유동성이 풀려 주식이 오르고 화폐가치 하락 우려로 금값도 오른다”고 덧붙였다.

한한국 정부의 대미 통상 협상과 관련해 허 교수는 “처음엔 3500억 달러 규모를 대출보증 형태로 하기로 했는데 최근에는 현금 직접투자로 바뀌었다는 게 조현 장관 발언으로 확인됐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말이 바뀌면서 한국 정부가 달러로 직접 내야 하는 형태가 됐다”며 “그건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허 교수는 “APEC에 너무 몰입하면 안 된다”며 “협상은 길어질 수 있다. 너무 많은 걸 얻으려다 오히려 더 많은 걸 내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증시와 관련해선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12조1000억 원, 매출은 86조로 사상 최대”라며 “AI 투자 열기와 금리 인하 기대가 맞물려 코스피는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주식은 좋지만 실물 경기는 약하다. 부동산 가격도 많이 뛰고 있어 경제 전반을 낙관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허 교수는 마지막으로 “이번 반도체 사이클은 고사양 중심으로 가는 만큼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AI 투자가 이어지는 한 한국 증시에는 훈풍이 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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