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전자치료제 신약 개발사 알지노믹스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초격차 기술특례상장 제도 활용 사례를 예약했다.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릴리(Eli Lilly)와 체결한 13억 달러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이 공모 밸류 핵심 근거로 꼽힌다. 다만 당초 거론됐던 '조(兆) 단위' 기업가치에는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알지노믹스는 최근 코스닥 상장을 위해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상장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으로, 연내 상장이 목표다. 회사는 이번 상장에서 206만 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7000~2만2500원이며, 공모예정금액은 350억~464억 원이다. 수요예측은 11월 13~19일, 일반청약은 같은 달 24~25일이다.
알지노믹스는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으로부터 각각 '국가전략기술 제1호 기업'과 '국가전략기술 보유·관리기업' 지정을 받았다. 이를 토대로 신설된 초격차 기술특례상장 트랙에 도전한다. 지난 6월에는 나이스평가정보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으로부터 각각 기술평가 등급 A, A를 획득했고, 예비심사 신청 40영업일 만에 한국거래소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초격차 기술특례는 과기정통부 지정 '국가전략기술' 또는 산업통상자원부 지정 '국가첨단전략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심사 문턱을 낮춘 제도다. 기존 기술특례가 2개 평가기관에서 A·BBB 이상 등급을 요구하는 반면, 초격차 트랙은 한 곳의 평가기관에서 A등급을 받으면 예심을 신청할 수 있다. 알지노믹스는 이 요건을 넘어 2개 기관에서 모두 A를 받으며 기술성과 사업성을 동시에 입증했다는 평가다.
상장 명분을 강화한 건 릴리와의 대형 라이선스 계약이다. 알지노믹스는 5월 일라이릴리와 약 13억 달러 규모의 희귀 난청질환 리보핵산(RNA) 편집 치료제의 연구협력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플랫폼 경쟁력과 사업화 가능성을 글로벌 빅파마가 인정했다는 점에서 공모 밴드 상단 소화력과 상장 후 리레이팅 기대를 키우고 있다.
다만 리스크도 적지 않다. 파이프라인이 임상 초기 단계가 다수라, 개발·허가 과정에서의 불확실성은 불가피하다. 릴리와의 계약 역시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방식인 만큼, 개발 목표 달성 실패나 일정 지연 시 약정 금액이 예정대로 유입되지 않을 수 있다. 수급 측면에서는 상장 초반 주가 변동성 요인이 남아있다. 알지노믹스 상장일 유통가능 물량은 35.23%이며, 한 달 후 59.81%, 3개월 뒤 79.15%로 확대된다.
한편 국내 초격차 기술특례 1호 상장사는 올해 5월 상장한 오가노이드사이언스다. 다만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국가첨단전략기술 기업으로 지정된 케이스로, 알지노믹스는 과기정통부가 관리하는 국가전략기술 기업 가운데 해당 제도를 활용한 1호 상장사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