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소통·원격 지원 기능 탑재
헬프 버튼·큰 글씨 리모컨

리모컨을 잘못 눌러 화면이 외부입력으로 바뀌면 당황하기 마련이다. 아무리 버튼을 눌러도 원래 방송으로 돌아가지 않아 결국 TV 시청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LG전자가 새롭게 선보인 ‘이지 TV’ 전용 리모컨의 ‘헬프(Help)’ 버튼은 이런 불편을 단숨에 해결한다. 버튼 한 번이면 직전 화면으로 돌아가 시니어 고객의 불편을 크게 줄였다.
LG전자는 2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신제품 ‘LG 이지 TV’를 공개하며 국내 시니어 TV 시장 공략에 나섰다. 서비스센터에 접수된 시니어 고객 문의 중 70% 이상이 단순 조작의 어려움이라는 점에 착안해 시니어 맞춤형 TV를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노령화 속도도 시장성을 뒷받침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65세 이상 인구는 1000만 명을 넘어서며 전체 주민등록 인구의 20%를 차지했다. 빠른 고령화는 LG전자에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할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이지 TV는 프리미엄 액정표시장치(LCD) TV ‘LG QNED 에보’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여기에 카메라를 탑재해 가족 간 원격 소통을 가능하게 했다. 카카오톡과 협업한 ‘LG 버디’ 기능을 통해 TV에 카카오톡 계정을 연결하면 영상통화가 가능하고, 사진·영상·유튜브 링크도 공유할 수 있다. 원격으로 TV를 제어해 부모가 사용에 어려움을 겪을 때 자녀가 외부입력을 바꾸거나 앱을 종료하는 등의 지원도 가능하다.
LG전자는 이 LG버디 기능을 점차 일반 TV로 확대할 방침이다. 백선필 LG전자 TV상품기획담당 상무는 “이미 이동형 TV ‘스탠바이미’에도 적용했고 앞으로 다른 일반 TV에도 순차적으로 업데이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리모컨 크기는 기존 제품보다 20~30% 커졌으며, 버튼 글씨도 키우고 백라이트를 적용해 어두운 환경에서도 가독성을 높였다. 특히 ‘헬프’ 버튼을 누르면 외부입력 전환이나 앱 실행 등 원치 않는 기능이 작동했을 때 언제든 직전 방송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
소프트웨어도 단순화했다. 사용 빈도가 낮은 복잡한 앱과 메뉴를 줄이고, 시니어 특화 기능 5개를 중심에 배치했다. 글자 크기도 기존 웹OS 홈 화면보다 키워 가독성을 높였다.
복약, 화초 물주기 등 놓치기 쉬운 일정에 대한 알람을 주는 ‘생활 알리미’ 기능도 탑재했다. TV를 시청 중일 때는 팝업을 띄우고, 대기 모드에서는 팝업과 함께 소리를 통해 일정을 놓치지 않게 알려준다.
두뇌건강 게임, 맞고, 오목, 노래방 등 시니어 고객이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도 엄선해 제공한다. 노래방 기능을 사용할 때는 별도의 마이크 필요 없이 리모컨을 마이크로 활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리모컨의 인공지능(AI) 버튼을 누르면 시간대별 사용 패턴을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키워드를 제안하는 ‘AI 컨시어지’, LLM(거대언어모델) 기반으로 고객의 발화를 이해하고 의도를 추론해 검색하는 ‘AI 서치’ 등 2025년형 LG AI TV의 편리한 기능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출시는 이달 29일로 예정돼 있다. 출하가는 65형 276만9000원, 75형 386만9000원이다. 카메라 가격을 감안하면 기존 TV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시니어 기능에 집중되면서 다른 가족 구성원이 쓰기에는 부족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백 상무는 “세팅을 바꾸면 일반 TV처럼 쓸 수 있다”며 “기존의 모든 기능을 갖추면서 시니어 기능을 추가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