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늘며 폭풍 성장…곧 재개 시점 발표
ATS·브로커 복수 체제로 안정성 강화 방침

해외주식 주간거래(데이마켓) 서비스가 중단되기 직전에 국내 증권사들이 단기간에 600억 원이 넘는 수수료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세가 가팔랐던 주간거래 서비스가 1년 만에 재개를 앞두고 있어, 증권가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외주식 거래규모 상위 10개 증권사(키움·토스·삼성·미래에셋·한국투자·NH·신한·KB·카카오페이·대신증권)는 지난해 상반기 해외주식 주간거래 수수료 수익으로 630억 원을 벌었다. 미국 주식을 거래하는 투자자가 늘면서 1년만에 3배 가량 수수료 수익이 늘었다.
주간거래 서비스는 국내 투자자가 우리나라 낮 시간에 해외주식을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중 미국주식 거래가 전체의 90%를 차지했다.
특히 주간거래가 중단되기 직전인 지난해 2분기에만 332억 원의 수익을 거뒀다. 이는 1년 전(123억 원)보다 3.5배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10개 증권사가 올린 전체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 수익(2953억 원)의 11%를 차지한다.
해외주식 주간거래 수익은 매년 빠르게 성장했다. 2022년 81억 원에 불과했으나 2023년 438억 원으로 5배 이상 늘었고, 지난해 상반기에는 630억 원을 넘어서며 이미 전년도 전체 실적을 뛰어넘었다. 거래금액도 2022년 3조7308억 원에서 2023년 35조4550억 원으로 급증했고 지난해 상반기에는 50조 원을 돌파했다.
해외주식 거래 자체가 급성장하면서 주간거래를 찾는 수요도 동반 성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5308억3680만 달러(한화 약 776조 원)로, 2020년(1983억2230만 달러)과 비교하면 두 배 넘게 커졌다.
해외주식 주간거래는 지난해 8월 '블랙먼데이' 사태 이후 1년 넘게 중단됐다. 당시 미국 현지에서 거래를 중개하던 블루오션 대체거래소(ATS)에 주문이 몰리며 대량의 주문이 취소되는 사고가 발생했고, 금융당국과 증권사들은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 서비스를 전면 중단했다.
업계는 서비스가 1년 만에 재개되면 수익 확대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의 올해 2분기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 수익은 472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가까이 늘었다. 주간거래가 지속됐다면 관련 수익도 급증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와 증권사들은 재개를 서두르고 있다. 증권사들은 롤백(주문 복구) 시스템을 구축했고, 금투협은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구체적인 재개 일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특정 ATS 한 곳이 아닌 복수로 계약을 맺는다. 현지 거래소와 연결해주는 브로커도 복수로 두기로 했다. 이들 브로커는 최소 3곳의 거래소와 연결돼 있어야 한다는 게 조건이다. 이에 따라 블루오션, 문, 브루스 등 총 3~4곳 ATS와 계약을 체결해 안정성을 높일 방침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증권사별로 주간거래 서비스 시스템 준비 기간이 달라 최종 재개 시점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