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깡의 세대교체! 와사비 맛, 소비자 투표 1위에 오른 이유는?

국민 과자 새우깡의 알싸한 도전기
“손이 가요~ 손이 가~” 이 멜로디,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1971년 탄생한 새우깡은 무려 반세기 동안 한국인의 손과 입을 사로잡은 ‘국민 스낵’이다. 그런데 최근, 새우깡이 초록빛으로 옷을 갈아입고 돌아왔다. 바로 ‘와사비 새우깡’. 과연 이 조합, 성공적일까?
54살 새우깡의 새로운 시도
농심이 새우깡으로 신제품을 내놓은 건 4년 만이다. 2021년에 ‘새우깡 블랙’으로 프리미엄화를 시도했다면, 이번 와사비맛은 아예 콘셉트부터 다르다. 8월 4일 출시된 와사비 새우깡은 단 2주 만에 180만 봉지 판매라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먹태깡’이 2주간 130만 봉을 팔아 화제가 됐던 것과 비교하면 약 40% 높은 수치다.
흥미로운 건 출시 과정. 2024년 여름에 열린 새우깡 팝업스토어에서 소비자들은 여러 가지 맛의 새우깡을 시식하고 ‘최애맛’을 직접 투표했다. 그 중 압도적인 1위가 바로 와사비 맛. 말하자면 ‘국민 추천 메뉴’인 셈이다.
농심 관계자는 "이번엔 소비자가 주인공"이라며 "익숙한 새우깡에 와사비의 자극을 더해 MZ세대의 입맛과 재미를 겨냥했다"고 밝혔다. 오랜 기간 이어진 ‘할아버지 과자’ 이미지를 벗고 젊은 소비자와 다시 연결고리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톡! 퍼지는 와사비의 알싸함
첫맛: 익숙한 새우깡의 바삭함과 고소함이 입안을 먼저 채운다.
2초 후: 와사비 특유의 알싸한 향이 코끝을 스친다.
끝 맛: 기름짐 대신 깔끔함, ‘한 개만 더...’
맛의 균형감은 의외로 절묘하다. 와사비가 ‘뻥 뚫리는 수준’으로 강하지 않고, 과자 본연의 맛을 가리지 않는다. 즉, 맵찔이도 OK. 매운맛 매니아도 만족할 정도의 ‘적당한 매운맛’을 구현해냈다. 과자의 기름진 맛을 와사비가 깔끔하게 잡아줘서 자꾸자꾸 집어먹게 된다.
초록빛 패키지, SNS 인증까지
와사비 새우깡의 존재감은 맛뿐만 아니라 패키지에서도 확실히 드러난다. 기존 디자인에 초록색 포인트를 입혀 ‘뭔가 다른 제품’이라는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한다. 출시 직후 인스타그램과 블로그 등 각종 SNS에서는 ‘맥주 안주로 완벽하다’, ‘담백함 속에 알싸한 향이 기분 전환에 제격이다’, ‘오늘부터 내 최애 스낵은 매새(매운 새우깡)이 아닌 와새(와사비 새우깡)’와 같은 호평이 폭주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요즘 스낵은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경험"이라고 말한다. 맛은 물론, 이야깃거리, SNS 인증샷 포인트까지 갖춰야 살아남는다. 즉, 와사비 새우깡은 스낵도 콘텐츠가 되는 시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소비자가 뽑은 새우깡'의 의미
와사비 새우깡은 단순 신제품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동안 새우깡은 큰 변화 없이 오리지널의 맛으로만 사랑받아 왔다. 하지만 이번 제품은 철저히 소비자의 목소리를 반영해 만들어진 사례다. 소비자가 원하는 맛이 시장에 바로 반영되고, 브랜드가 전통을 지키면서도 변화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런 흐름은 최근 식품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참여형 마케팅’의 한 단면이다. 팬덤처럼 제품을 사랑하는 소비자들이 직접 기획에 참여하고, 그 결과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 것이다. 새우깡이라는 ‘국민 간식’이 이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시대를 읽은 간식의 진화
반세기 넘게 사랑받아온 국민 스낵 새우깡이 세대교체를 선언하며 내놓은 첫 번째 ‘초록빛 카드’. 와사비 새우깡은 오리지널의 친숙함에 와사비의 알싸함을 더해, 과자 하나로도 새로운 경험을 만든다. 출시 2주 만에 180만 봉지라는 숫자는 이 변신이 단순한 호기심이 아닌 ‘진짜 인기’임을 증명한다.
이제 새우깡은 매대 위에 놓인 간식이 아니라, SNS에서 공유되고 이야깃거리가 되는 콘텐츠이다. 한 봉지를 뜯으면 느껴지는 익숙함과 낯섦의 공존, 그리고 묘한 중독성까지. 새우깡은 또 한 번 세대를 뛰어넘는 간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