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필요성 공감하지만 비용 부담"
금융노조 "과도한 노동 강요" 반발

한국거래소가 주식 거래 시간을 현행 6시간 30분에서 12시간으로 확대하는 '8to8'을 본격 추진하면서 증권업계와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증권사들은 원칙적으로 찬성 입장을 내면서도 인력·시스템 부담을 호소하고, 노동계는 강력히 반대하는 등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이 엇갈린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와 금융위원회는 최근 증권업계를 대상으로 거래시간 연장에 관한 의견을 수렴하고 최종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거래소는 △정규장을 1시간 앞당기는 안 △프리마켓 단일가 거래안 △프리마켓 열되 호가를 삭제하는 안 등을 검토했다. 세 가지 방안 모두 정규장 이후에는 오후 8시까지 애프터마켓도 운영한다. 현재 6시간 30분 운영되는 정규장이 최대 12시간까지 늘어나는 셈이다.
거래시간 연장 논의의 배경에는 3월 출범한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가 있다. 넥스트레이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12시간 거래를 열고 있으며, 최근 시장 점유율이 30%를 넘어서는 등 빠른 속도로 자리잡았다. 국내 대표 시장인 한국거래소도 더 이상 기존 체제를 고수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셈이다.
또 글로벌 증시의 흐름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나스닥 시장은 내년 하반기부터 24시간 거래 체제를 도입하고 뉴욕증권거래소(NTSE)도 일간 거래시간을 현행 16시간에서 22시간으로 늘리는 계획을 발표했다. 영국·스위스·인도네시아 등도 자국 시장 이탈을 막기 위해 거래시간 확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해 상시 거래 환경에 익숙해진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증권사들은 원론적으로 거래시간 확대에 공감하고 있다. 거래량 증가와 시장 활성화로 수익 확대가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주요 증권사 대부분은 거래소에 찬성 의견을 회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세부안 선택에서는 의견이 갈렸다. 일부 증권사는 정규장 조기 개장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또 다른 증권사는 정규장 확대보다는 프리마켓 오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템 개편과 인건비 부담도 현실적인 난제다. 증권사 관계자는 "시스템 준비에만 최소 9개월에서 1년은 걸린다"며 "넥스트레이드 출범 초기 장애도 준비 기간이 짧아 생긴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는 외주 개발 비용과 인력 충원 부담이 적지 않아 글로벌 흐름에 찬성은하지만 난감하다는 속내도 있다.
노동계 반발은 뚜렷하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지난달 말 성명을 통해 "거래소가 2700여개 종목 전체를 대상으로 새로운 시장을 운영하게 된다면 이는 증권사 직원, 상장기업 공시 담당자 등 자본시장 종사자들에게 과도한 노동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