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에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며 김포공항은 빗물에 잠기고 인천 곳곳이 침수됐으며 서울 종로구 도로에는 대형 포트홀이 잇따라 뚫렸다. 도로·철로 통제와 시설 붕괴, 차 사고까지 이어지며 도시는 종일 ‘아수라장’이 됐다.
13일 낮 12시 서울시는 강서·은평·서대문·마포·종로·노원·도봉·강북·성북 등 9개 자치구에 침수 예보를 발령했다. 강한 비구름대가 서남쪽에서 밀려오며 강서구 김포공항에는 1시간 만에 115.5㎜가 퍼부었다. 김포공항 국제선 게이트 앞은 빗물이 가득 차고, 공항 내부 유리문 틈으로 물이 쏟아져 들어오는 모습이 목격됐다.

시내 하천 19곳과 동부간선도로 양방향, 증산교 하부도로, 개화지하차도 등이 전면 통제됐다. 은평구 누적 강수량은 189.5㎜로 서울 자치구 중 최다를 기록했다.
인천은 이날 오후 10시 기준 호우 피해 신고만 410건에 달했다. 오전 7시 20분 중구 운서동 도로에서는 40대 운전자가 탄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져 호수로 추락해 숨졌다. 서구 정서진중앙시장과 강남시장이 물에 잠기고 서구 왕길동에서는 지름 1m, 깊이 2m 규모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상습침수지역인 사월마을과 인근 공장지대도 또다시 물바다가 됐다.

서울 종로구에서는 자정께 신영동삼거리 인근 도로에 깊이·지름 30㎝에서 1.5m 크기의 포트홀이 5개나 발생했다. 폭우로 하수관이 역류한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종로구는 포트홀 3곳을 임시 복구했으나 나머지 구간과 복구 인근은 교통을 통제하며 추가 피해를 막고 있다.
시민들은 눈앞에서 벌어진 물난리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인천역 앞이 강으로 변한 건 처음 본다”, “한강보다 높은 대교도 침수될 수 있느냐”는 반응이 잇따랐다. 실제로 올림픽대로 김포 방면 월드컵대교 남단 가양대교는 물에 잠겨 통행이 막혔다. 강북구 우이천에서는 산책로 조형물이 불어난 물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폭우로 인한 인명 피해도 잇따랐다. 포천에서는 빗길에 미끄러진 차량이 신호등을 들이받아 조수석 70대 여성이 숨졌고 김포 대보천에서는 차량이 떠내려가 3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인천·김포·포천을 합쳐 이날 하루에만 3명이 목숨을 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