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예술원 사무국장/‘한국문화산업정책사’ 저자

정부는 1999년 문화산업진흥기본법을 제정하고 문화산업 예산을 획기적으로 증액하였으며 산업 현장을 지원하는 공공기관의 설립을 시작하였다. 산업정책은 법률, 정부조직, 공공기관, 정부예산 등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효과적으로 결합된 메커니즘과 같다. 규제가 아닌 지원 중심의 산업정책이 있으면 기업은 이를 파악해서 적극 활용해야 지속적 경쟁우위를 창출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K컬처 300조 시대’를 약속했다. 2023년 콘텐츠산업 매출 규모는 154조 원이므로 현재보다 두 배 키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내놓을 것이다.
문화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은 다양한 창작을 가능케하므로 메마른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가물에 단비와 같다. 그러나 한류 및 K컬처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서는 지금과는 다른 방식의 노력이 필요하다. 혁신은 항상 새로운 방식으로 일어난다. 혁신이 계속되지 않으면 모든 성공은 후퇴하기 마련이다.
필자는 ‘한국문화산업정책사: 문화산업의 국가경쟁우위 창출 메커니즘’을 저술하였다. 이 책은 경영학 대가인 마이클 포터가 개발하고 전 세계 석학들이 발전시킨 국가경쟁우위 이론을 토대로 그간의 정부정책을 분석하고 미래 전략을 제시하였다.
국가경쟁우위 이론은 산업의 요소조건, 수요조건, 관련 및 지원산업, 기업전략·구조 및 경쟁의 네 가지 요소가 다이아몬드 형태로 상호 영향을 주면서 국가경쟁우위를 결정한다고 설명한다. 요소조건은 자본, 전문인력, 기술, 인프라 등을 의미한다. 수요조건은 시장규모, 소비 패턴 등을 의미한다. 관련 및 지원산업은 산업의 생태계를 포함한 연관 산업군을 뜻한다. 기업전략·구조 및 경쟁은 기업의 전략 및 경영방식, 산업의 경쟁 정도를 의미한다.
개별 국가는 산업의 국가경쟁우위와 관련하여 국내와 국외 다이아몬드를 모두 가지고 있고 그 크기와 구성요소별 비중은 모두 다르다. 정부의 산업정책은 산업별 국내 및 국외 다이아몬드 구성요소의 역동성을 강화하여 그 크기를 키우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것이 국가경쟁우위에 관한 다이아몬드 및 더블 다이아몬드 모델의 핵심이다.

한류 및 K컬처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정책은 획기적 아이디어나 현장의 의견을 수시로 수렴하는 대증요법 방식보다는 석학들의 연구에 의해 정립된 국가경쟁우위 이론을 토대로 현장의 의견을 녹여내는 접근법을 시도할 만하다. 이론은 현실을 비춰보는 유용한 도구이다. 이론과 현실이 결합한 정책은 촘촘하고 빈틈이 없기 때문에 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앞으로 국가경쟁우위 이론을 토대로 문화산업정책의 성과와 전략에 대하여 법률, 정부조직, 정부예산 등의 관점에서 총 6회에 걸쳐 연재한다. 다음 칼럼에서는 문화산업 발전을 위한 법률지원체계에 대하여 살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