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장관도 속을 뻔한 보이스피싱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8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사옥을 방문해 보이스피싱 대응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배 장관은 “2025년 상반기에도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가 1만9000여 건으로, 작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며 “피해액이 2025년 상반기에만 약 64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공지능(AI) 대전환 시대에 있어서 (보이스피싱 대응에 대한) 준비를 잘 못 하면, 이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민관이 협력해 AI를 활용한 보이스피싱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을 위한 근본적 대책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에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보통신기획평가원, 한국인터넷진흥원 등이 참석했다.

배 장관은 KT의 ‘AI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 2.0’ 시연 설명을 들었다. 해당 서비스는 범죄자의 실제 음성과 변조 목소리를 AI로 실시간 탐지한다. 이번 2.0 버전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수집한 ‘그놈목소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범죄자의 실제 음성을 인식하는 화자 인식 기능을 탑재했다.
SK텔레콤은 2021년부터 경찰에 신고된 보이스피싱 전화번호의 수·발신을 자동 차단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향후 AI로 조작한 가짜 목소리인 딥보이스 탐지 서비스도 추진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익시오(ixi-O) 앱에서 실시간 보이스피싱 경고 알림을 제공해 왔다. 6월에는 전국 1800여 개 모든 매장을 ‘보안 전문 매장’으로 전환해, 스미싱 문자 수신, 악성 앱 감염 등 위협이 의심되는 고객에게 맞춤형 상담과 보안 조치를 지원하고 있다.
이통3사는 보이스피싱 예방 캠페인을 합동으로 진행하는데 뜻을 같이 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해 10월 통화데이터 원본을 ‘성문 분석’(민감정보 처리)에 이용하는 KT·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보이스피싱 탐지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을 위해 강화된 안전조치를 전제로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를 허용한 바 있다. 앞으로도 공익 목적의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에 실제 통화 내용·성문 등 양질의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보호법의 적극적 해석과 법령 개정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보이스피싱 조직 분석 등의 수사를 지원하고, 보유한 범죄 데이터에 대해 비식별화 기술을 적용하여 민간의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배 장관은 “보이스피싱과 같은 디지털 범죄에 맞서 강력한 방패가 되어줄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민·관이 협력하면 보이스피싱을 근절해 나갈 수 있다”며 “보이스피싱 대응 서비스가 국민에게 잘 알려지고 활용되어 보이스피싱 예방에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서비스 고도화와 적극적인 홍보를 해 줄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인공지능을 통한 보이스피싱 예방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데이터 공유·활용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과기정통부는 관계부처와 협업하여 데이터 이용에 장애가 되는 걸림돌을 제거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