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AI’ 경쟁에 빅테크와 맞짱 뜨는 ‘K-스타트업’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대표 인공지능(AI)’ 개발 프로젝트에 국내 스타트업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졌다.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기민한 실행력과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승부를 가리겠다는 전략이다.

23일 IT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에 총 15개 컨소시엄이 신청했다. 네이버클라우드, LG AI 연구원 등 대기업을 제외하면 약 7곳은 벤처·스타트업들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업스테이지는 대기업들에 견줄 만한 기술력을 갖춘 유망 스타트업으로 평가받는다. 업스테이지는 이달 10일 차세대 추론형 거대언어모델(LLM) ‘솔라 프로2’를 내놨다. 솔라 프로2는 빠른 응답에 최적화된 ‘챗 모드’와, 구조화된 답변을 생성하는 ‘추론 모드’ 두 가지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솔라 프로2는 글로벌 AI 성능 분석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가 발표한 지능 지표에서 국내 유일의 프런티어 모델로 선정됐다.

AI 인프라 기업인 모레의 자회사 모티프테크놀로지스도 자체 구축한 AI를 내세우고 있다. 최근엔 파운데이션 소형언어모델(sLLM)인 ‘모티프 2.6B’를 글로벌 AI 플랫폼 허깅페이스에 오픈소스로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모델은 매개변수(파라미터)가 26억 개인 경량 모델로, 문맥 이해 능력을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모티프테크놀로지스는 올해 말까지 텍스트를 이미지로 변환하는 멀티모달 모델도 선보일 예정이다.

사이오닉AI는 맞춤형 AI를 제공한다. △기업 간 거래(B2B)용 생성형 AI 에이전트 ‘스톰 앤서’ △AI 학습용 데이터 정제 솔루션 ‘스톰 오거나이즈’ △생성형 AI 기반 데이터 분석 솔루션 ‘스톰 애널라이즈’ △생성형 AI 기반 작성 도구 ‘스톰 라이트’ 등 제품군을 지원한다.

파이온코퍼레이션은 AI가 자동으로 광고 마케팅 영상과 이미지를 제작해주는 '브이캣'을 개발한 기업이다. 브이캣은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AI 부문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의료·바이오 분야에서도 AI 기업들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루닛은 폐암, 기흉, 유방암 등 주요 질환을 포착하는 의료 AI 솔루션을 개발해왔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AI 커스터마이징 서비스’ 등 의료 AI 솔루션 공동 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바이오넥서스는 바이오 빅데이터 AI 분석 솔루션 개발에 주력하는 스타트업이다. 김태형 대표는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KOBIC)에서 한국인 유전체 프로젝트에 참여한 연구원 출신으로, 이후 바이오 기업 테라젠바이오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뒤 지난해 바이오넥서스를 창업했다.

정션메드는 AI 음성 기술 기반 헬스케어 플랫폼 ‘케어봄’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AI가 음성 데이터에서 시니어의 감정 변화, 복약 여부, 식사 및 운동 등 항목을 추출해 분석 보고서를 제공한다.

이에 업계에선 대기업의 자본력 못지않게, 스타트업의 기민한 기술 개발력이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동력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그래픽처리장치(GPU)나 데이터 등 자원을 가진 대기업보다 유망한 스타트업들에게 자원을 몰아주면 AI 생태계가 활발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8월까지 1차로 5개 컨소시엄을 선정한 뒤, 6개월 단위로 1곳씩 탈락시켜 2027년 최종 2곳을 남긴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