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에 등장했던 ‘강철비’…이란이 쏜 집속탄이란?

▲자료사진 (AP/뉴시스)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점차 격화되는 가운데, 이란이 ‘악마의 무기’로 불리는 집속탄(Cluster MunitionsㆍCluster Bomb)을 실제로 사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스라엘군은 19일(현지시간), 이란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중 최소 한 발에 집속탄 탄두가 탑재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은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을 통해 보도됐으며, 연합뉴스가 이를 인용해 전했다.

집속탄은 하나의 대형 모탄(母彈) 안에 수십에서 수백 개의 자탄(子彈)을 내장한 구조로, 공중에서 폭발하며 광범위한 지역에 자탄을 퍼뜨려 동시다발적인 피해를 유발한다. 축구장 3개를 초토화할 수 있을 만큼 살상력이 강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소련이 처음 사용한 이후 '강철비'로도 불려왔다. 하지만 불발률이 높아 민간인 피해를 강요하는 비인도적 무기로도 악명이 높다. 이 때문에 2010년 발효된 ‘집속탄 사용금지조약’(오슬로 협약)에 따라 대부분 국가에서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다만 미국, 러시아, 이스라엘, 이란 등은 이 조약에 가입하지 않았다.

이스라엘군 분석에 따르면 이번에 사용된 이란의 집속탄 탄두는 지상 7㎞ 상공에서 약 20개의 자탄으로 분리돼 8㎞ 반경에 살상효과를 가했다. 그중 하나는 텔아비브 인근 아조르 지역의 민가에 낙하해 소형 로켓에 준하는 피해를 줬다.

이란이 사용한 미사일은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BM-25)을 기반으로 자국이 개발한 호람샤르-4(케이바르) 중거리 탄도미사일(MRBM)로 추정된다. 액체연료 방식의 이 미사일은 최대 80개의 자탄을 실을 수 있으며, 사거리 2000㎞에 달해 이스라엘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 정밀 유도 시스템 ‘파즈르’가 적용돼 명중률도 향상됐다는 평가다.

이스라엘이 이란 아라크 중수로 등 핵·군사시설을 선제 타격하면서 시작된 이번 충돌은 단순한 미사일 공방을 넘어 핵시설 공격 위협, 집속탄 실전 사용, 중동 전역 인명 피해 확대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란 인권단체는 자국 내 사망자가 600명을 넘고, 이스라엘 내 사망자는 24명 이상, 부상자는 수백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이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을 가동 중임을 확인했고, 이스라엘은 핵심 시설에 대한 추가 공격 가능성도 시사했다. 특히 부셰르 원전 같은 민간 원자력 시설이 타격될 경우, 중동 전역이 방사능 오염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는 ‘체르노빌급 재앙’ 경고까지 나왔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은 자국민 대피 작전에 나섰고, 중동 지역 미군 기지도 긴급 재배치에 돌입했다. 전면전 가능성이 점차 고조되는 가운데 집속탄이 사용되면서 이번 무력 충돌은 단순 보복 수준을 넘어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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