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베나20, 박스뉴반스에 도전장…국산 백신은 ‘아직’

성인 비급여 시장에서 맞붙는 화이자·MSD…SK바사 21가 백신 개발 잰걸음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

국산 제품이 없는 국내 폐렴구균 백신 시장에서 다국적 기업인 화이자와 MSD의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가 20개 혈청형을 예방하는 ‘프리베나20’을 소아와 성인 대상 시장에 선보이면서 MSD의 15가 백신인 ‘박스뉴반스’와 점유율 씨름을 벌이게 됐다.

1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화이자는 이달 초 종근당과 판매 및 유통 파트너십을 맺고 프리베나20을 출시했다. 프리베나20은 지난해 10월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으로, 기존 프리베나13보다 7가지 폐렴구균 혈청형을 추가로 포함해 국내 허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 중 가장 많은 혈청형을 담고 있다. 생후 6주 이상 전 연령에서 폐렴구균으로 인한 침습성 질환 및 폐렴 예방에 사용할 수 있다.

프리베나20은 기존 프리베나13의 점유율을 이어받으면서 박스뉴반스와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스뉴반스는 2023년 10월에 국내 허가된 이후 한 달 만에 소아 국가필수예방접종(NIP)에 등재돼, 현재 비급여 및 급여 시장에 모두 진출해 있다.

현재 소아 NIP로 무료 접종이 지원되는 폐렴구균 백신 범위는 13가와 15가다. 20가의 경우 NIP 도입은 확정됐지만, 아직 질병관리청과 학계에서 다른 백신과의 교차접종 여부 및 범위 등에 대한 세부 가이드라인을 조율 중이라 본격적인 NIP 공급 개시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성인 대상 비급여 접종 시장이 프리베나20과 박스뉴반스의 주요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와 MSD의 양강 구도가 지속되는 가운데, SK바이오사이언스도 폐렴구균 백신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프리베나20보다 혈청형 범위가 넓은 21가 폐렴구균 백신 ‘GBP410’를 개발 중이다. 이달 5일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소아·청소년 약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3상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화이자의 폐렴구균 20가 백신 ‘프리베나20’과 MSD의 폐렴구균 15가 백신 ‘박스뉴반스’ (각 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해외 시장 개척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화이자가 제기한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특허침해 금지 소송에서 지난달 대법원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최종 승소 판결을 내리면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판결로 백신 원액 수출길이 열렸다고 판단해 동남아, 중남미 등을 중심으로 새 사업을 개시할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미 2016년 ‘스카이뉴모프리필드시린지’를 개발해 식약처의 품목허가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화이자가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에서 2018년 패배해 2027년 4월까지 폐렴구균 백신 국내 생산과 판매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후 SK바이오사이언스는 러시아 제약사에 임상시험 및 분석시험을 위해 연구용 폐렴구균 원액을 수출했는데, 화이자는 해당 행위가 화해 결정을 위반한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각 개별접합체는 특허 청구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폐렴구균 백신은 전체 백신 품목 가운데 가장 큰 매출을 창출하는 만큼, 기업들의 시장 쟁탈전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간한 백신 산업 동향집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 세계 백신 시장은 약 340억 달러(46조4848억 원)였으며, 매출이 가장 큰 품목은 약 37억5400만 달러(5조1354억 원)를 벌어들인 프리베나였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폐렴구균 백신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75억 달러(10조2570억 원)에서 연평균 5.6%씩 성장해 2030년에는 약 110억 달러(15조436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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