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조업, 트럼프 관세에 ‘휘청’…달러 가치도 3년래 최저치 근접

미국 제조업 PMI 48.5…작년 11월 이후 최저
한국·대만·베트남 등 아시아 제조업도 위축
중국·유로존 PMI도 기준 50 밑돌아

▲사진은 미국 위스콘신주 브릴리언에 있는 한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브릴리언(미국)/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전 세계 제조업이 휘청거리고 있다. 미국과 아시아, 유럽의 제조업 경기가 위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제조업 경기는 관세와 공급망 차질로 인해 더욱 위축됐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이날 발표한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의 48.7에서 48.5로 하락해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세부항목 가운데 신규수출주문지수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을 제외하면 2009년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수입지표는 두 달 연속 급락했다. 물가상승률은 4월보다 완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응답자들은 미국과 중국의 일시적 휴전에도 관세 불확실성이 전략적 혼란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한 응답자는 “5월 미국과 중국 간 관세율 완화는 반가운 소식이었지만 관세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문제는 90일 이후의 상황”이라며 “우리는 비상 계획을 세우기 위해 광범위한 작업을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전략적 업무에 큰 방해가 되고 있다”고 한탄했다. 고든 섀넌 트웬티포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ISM 지표는 관세 불확실성이 미국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힌트를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여파는 한국, 대만, 베트남 등 아시아 제조업 위축으로까지 이어졌다. WSJ는 아시아 주요 수출 경제국들은 5월 한 달 동안 신규 주문이 급격히 감소했다고 전했다. S&P 데이터에 따르면 특히 한국은 코로나19 대유행 때인 2020년 6월 이후 신규 주문이 가장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사마 바티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 이코노미스트는 “부분적으로는 미국의 관세 인상이 주요 수출 시장은 물론 한국 내수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애나벨 피데스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 경제지표 담당 부국장은 대만 상황에 대해 “현지 기업들은 고객 수요 약화와 가까운 미래 상황에 대한 명확성 부족으로 인해 생산이 계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수요 약세로 인해 수출기업들이 거의 2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가격을 인하했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이 집계해 이날 발표한 5월 차이신 중국 제조업 PMI는 48.3으로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인 50을 밑돌아 경기위축을 나타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달 31일 내놓은 공식 PMI는 49.5로 위축 국면을 두 달째 이어갔다.

S&P가 내놓은 5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제조업 PMI는 49.4로 전월보다 0.4포인트 올랐지만, 여전히 위축 국면에 머물렀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경제지표 부진으로 약세를 보였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6% 하락한 98.67을 기록했다. 4월 초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당시 기록했던 3년 만의 최저치에 근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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