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대통령의 가족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은 1997년 한보그룹 비리 사건에 연루되어 구속되었다. 김영삼 당시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공식 사과를 했고, 아들의 구속을 막지 않으며 법적 책임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대통령으로서 책임감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되지만, 동시에 권력 주변의 부패 문제를 드러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세 아들(김홍일, 김홍업, 김홍걸)이 각종 비리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명시적인 사과보다는 사건을 법적 절차에 맡기는 태도를 취했다. 이는 그의 정치적 신념과 원칙을 지키려는 의도로 해석되지만, 국민에게 충분한 책임감을 전달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기에는 부인 권양숙 여사의 뇌물 수수 의혹과 친인척의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가족이 국민에게 상처를 줬다면 사과드린다”며 공개적으로 사과했으며, 스스로 검찰 조사를 받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는 국민과의 소통을 중시한 그의 정치 스타일을 보여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장남 이상은씨와 차남 이시형씨의 비리 의혹이 불거졌다. 이 전 대통령은 사과보다는 침묵과 법적 대응으로 일관했으며, 이는 그의 정치적 신뢰 하락으로 이어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우, 아들 문준용씨와 사위 서모씨의 특혜 채용 의혹과 부인 김정숙의 사치 논란이 제기되었으나, 문 전 대통령 역시 의혹을 부인하며 논란을 최소화하려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는 주가 조작, 허위 경력, 그리고 명품백 수수 의혹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다. 윤 전 대통령 또한 이에 대해 명확한 사과를 하지 않았으며, 김건희 여사의 대리 사과나 변명으로 대응해왔다

새로운 대통령 선출이 목전에 있다. 그런데, 우연인지 필연인지 유력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또한 가족을 둘러싼 의혹이 끊이질 안는다.

가장 큰 논란은 이동호씨의 불법 도박과 성매매, 음담패설 의혹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동호씨는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에서 포커 머니 거래와 오프라인 도박장 방문 후기를 게시하며 스스로를 ‘도박꾼’으로 칭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에 대해 “아들의 못난 행동에 대해 아비로서 사과드린다”며 신속히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형사처벌 사유가 된다면 책임지겠다”며 치료와 책임 이행을 약속했고, 이동호씨 역시 사과문을 통해 반성과 속죄 의지를 밝혔다.

또 다른 의혹은 이동호씨의 마사지업소 방문 후기와 여성 비하 댓글 논란이다. 이동호씨는 마사지업소 방문 후기를 게시하며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했으며, 이로 인해 성매매 의혹이 제기되었다. 이재명 후보측은 성매매는 없었다고 부인했으며, 추가 사과를 하는 대신 기존 사과문이 포괄적 책임을 포함한다고 밝혔다.

김혜경 여사의 경우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논란과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제기됐다. 트위터 계정 논란은 김혜경씨가 문재인 대통령 아들의 의혹을 언급하며 비판한 계정으로 의심받았으나, 무혐의로 결론 났다. 법인카드 의혹은 김혜경이 경기도지사 배우자로서 공적 자금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혐의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재명 후보는 이에 대해 “검찰의 야당 탄압”이라며 강하게 반박하며, 명시적 사과보다는 법적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

대통령과 그 가족의 논란은 단순한 개인적 실수를 넘어 국가 신뢰와 직결된다. 역대 대통령의 사례는 사과와 책임 이행의 중요성을 보여주며, 이재명 후보의 대응은 그 속에서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드러낸다.

대통령은 국가의 미래를 책임지는 자리다. 가족의 도덕성은 개인 문제를 넘어 국가의 신뢰와 품격을 결정짓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이재명 후보가 가족 논란을 어떻게 극복하고, 국민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지는 자신의 정치적 운명뿐 아니라 국가의 미래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