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들 '조합원 옥죄기'에 재건축 아파트 인기 시들

3~5년전 스타일에, 건설사 무관심에 주택 상품 가치도 떨어져

대형 건설사들의 각축장으로 높은 프리미엄을 보장하던 재건축 아파트가 주택 실수요자들에게 점차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일반분양가 최소화와 이윤 극대화를 위해 건설업체들이 지나치게 조합원 물량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는데 기인한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지적이다.

재건축은 지난 2000년대 초반 서울 강남지역 저밀도 재건축 추진이 본격화 되면서 고급 아파트의 전형으로 떠올랐다. 280%가량 높은 용적률로 지어졌지만 이들 강남권 저밀도 재건축은 탁월한 입지를 바탕으로 인기몰이에 나선 바 있다.

이같은 재건축의 인기가 떨어지기 시작한 것은 재건축에 각종 규제가 더해지던 2000년대 중반부터다. 재건축의 인기를 떨어뜨린 것은 규제가 아닌 재건축 시장의 변화 때문이다. 기존 용적률 80~100%대인 저층 재건축이 사실상 완료되고 기존 용적률이 200%에 육박하는 중층 재건축이 주를 이르면서 재건축의 투자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더욱이 최근 들어서는 주거 상품으로서의 가치도 떨어지고 있어 부동산 시장의 '민심이반'이 뚜렷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원인은 다름아닌 대형 건설업체들의 지나친 '조합원 옥죄기'에 따른 것이다. 통상 재건축 단지는 공사시작 약 5년 전 조합원 총회를 거쳐 시공사를 선정하게 된다. 이에 따라 막상 공사가 시작될 때에는 '옛날'모델로 사업을 추진할 수 밖에 없게 된다. 하지만 마감재나 평면 등을 신형으로 교체하게 되면 그만큼 조합원 분담금이 올라가기 때문에 '구형주택'이란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되는 셈이다.

게다가 중층재건축이나 용적률 저하에 따라 일반분양수가 적어지자 업체들의 재건축 배짱 관리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 약세에 따라 일반분양이 어려워지자 건설업체들이 일반분양 보다는 '만만한' 조합원들을 옥죄고 있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즉 일반분양 활성화를 위해 일반분양가를 낮추는 대신 조합원 분담금은 사안별로 시시때대 올리는 전략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경기 의왕시 내손동에 공급한 한 건설사는 일반분양가를 조합원 시세보다 3.3㎡당 40만~50만원 가량 낮춰 책정했다. 물론 대형사가 공급하는 요지의 아파트란 점과 낮은 분양가가 맞물리면서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이보다 높은 가격에 지분을 거래하던 조합원들은 '뒷통수'를 맞은 셈이다.

또한 업체들의 조합원 분담금 인상 '촉진책'도 갈수록 험악해지고 있는 상태다. 역시 의왕시 내손동에 재건축을 추진하는 D사는 조합원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며 공사를 중단한 상태며, 수원 권선구에서 H사가 시공하는 재건축단지에도 이같은 분담금 인상을 위한 공사 중단이 잇따라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재건축 아파트의 품질에 대한 믿음도 약해지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 등 인기지역의 경우 주민들의 수준도 만만치 않아 건설업체들이 막무가내로 공사비를 낮춰 시공할 수 없지만 수도권 주요도시 등 비교적 인기가 높지 않은 곳은 건설사들의 마감재 '후려치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자들의 이야기다.

의왕시 내손동 현지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내손동-포일동 일대는 평촌신도시와 인접해있다는 이유로 적지 않은 인기를 안고 있는 곳이지만 이 곳에서도 업체들의 '조합원 옥죄기'는 벌어지고 있다"며 "주택 전문업체들과 달리 대형사들은 비인기 지역 재건축에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고 있어 주택질 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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