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개사 판매 요건 완비...금융위 '나 몰라라' 늑장
저축은행의 숙원 과제인 펀드 판매 허용을 두고 정부가 제도 보완을 이유로 늑장을 부리고 있어 애꿎은 저축은행들이 속만 태우고 있다.
17일 정부와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재정경제부가 저축은행의 펀드를 판매할 수 있도록 조정한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시행령을 발표한 이후 저축은행들은 펀드판매를 위한 내부적 검토를 마친 상태다.
당초 금융위원회가 내세운 저축은행의 펀드판매 자격요건은 독립된 전산설비, 임원결격사유, 충분한 자기자본과 인력, 자산 건전성 등이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자기자본과 전문 인력, 적절한 감독, 내부통제시스템 등 을 구축하는 등 자격요건을 갖추고 금융위의 인가가 나오기만 기다리고 있다.
저축은행의 업무를 주관하고 있는 상호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해부터 회원사들의 의견을 수립하고 TF팀을 구성, 펀드판매 준비를 착실히 해 왔다.
중앙회 관계자는 “회원사들은 이미 펀드판매에 대한 인적자원 구축 및 정부가 요구한 자격들은 대부분 갖춰진 상태”라며 “당국의 조속한 인가가 나오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솔로몬ㆍ현대스위스ㆍ토마토 등 저축은행 80여개가 정부가 요구한 자격요건을 이미 갖춘 상태다. 특히 지난 2월 자통법 시행 무렵 자격요건을 갖춘 업체가 70여개였으나 3개월 만에 10개나 늘어나 저축은행들의 펀드판매 욕구가 얼마나 큰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같은 저축은행들의 요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금융정책 현안에 밀려 저축은행의 펀드 판매 인가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정부는 펀드판매의 경험이 전혀 없는 저축은행들이 펀드 판매에 나설 경우 혹이라도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우려해 개인투자자 보호 관련 규정에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위원회는 일단 저축은행들이 펀드 판매에 대한 자격요건은 갖추는 것과 이를 승인해 주는 문제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에서 '불완전 판매'가 불거진 이후 전반적인 제도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제도 개선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정부의 정책만을 바라보고 1년여간 펀드 판매를 준비하며 인력과 예산을 투자해 온 저축은행들로서는 적지 않은 손해가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당국의 조속한 결정이 절실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