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꾸라지는 증시에 배당 ETF 속속 출시…“편입 자산 안정적인지 따져야”

연내 미국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것이라는 데에 무게가 실리면서 우리 증시는 파랗게 질리며 상승 모멘텀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이에 자산운용사들은 하락장에서 수익률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배당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로 대응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선 배당 ETF가 무조건적인 수익을 보장하진 않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이날부터 KB미국ESG배당귀족펀드의 판매를 시작했다. 이 펀드는 배당주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접목해 꾸준한 배당이 기대되는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게 특징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1500 지수 중에서 20년 이상 연속으로 배당이 성장한 약 120개 종목을 우선 선별한 후 ESG 스코어 하위 종목 또는 석탄과 담배와 같이 ESG 철학에 반대되는 특정 산업을 제외한 80종목에 배당수익률 가중 방식으로 투자한다.

즉 ESG 점수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기존 출시된 미국배당귀족펀드와 다른 것이다. 또 가치주 특성이 강한 중·소형주까지 모두 포함한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난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분산 투자 효과와 함께 낮은 변동성 및 높은 배당수익률을 보여 금리 상승 및 인플레이션 시기에 방어력을 기대할 수 있다”며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배당 성장과 ESG 전략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엔 신한자산운용이 국내 최초로 매달 분배금을 지급하는 SOL미국S&P500 ETF를 출시했다. 기존 배당 ETF들은 분기 말께 분배금을 지급했는데, 신한의 ETF는 매월 분배금을 받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신한자산운용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시기가 기업마다 차이가 나는 것을 활용해 여러 상품을 ETF에 담아 투자자가 매달 분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실제 미국의 대표 주가지수 중 하나인 S&P500 지수를 구성하는 500여 개 기업 중 1, 4, 7, 10월에 배당을 하는 기업이 99개이고 2, 5, 8, 11월에 하는 기업이 85개, 3, 6, 9, 12월에 하는 기업이 205개이다. 신한자산운용 관계자는 “장기 우상향하는 S&P500 지수에 마음이 편한 투자를 하면서 생활비에 보탬이 되는 월급을 평생 받자는 투자 트렌드에서 (상품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 떄문에 해당 ETF는 개인 투자자들이 한달 내내 순매수 포지션을 보였다.

삼성자산운용과 업계 1, 2위를 다투는 미래에셋자산운용도 TIGER 미국다우존스30, TIGER 미국MSCI리츠, TIGER 200커버드콜5%OTM, TIGER 200커버드콜ATM 등 4종목의 분배금 지급 주기를 기존 1, 4, 7, 10월에서 매달로 변경했다.

이처럼 자산운용사들이 배당 ETF에 힘을 쏟는 이유는 시세 차익은 물론 배당까지 2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떄문이다. 특히 현재처럼 장이 좋지 않은 때에 배당 ETF는 ‘배당’이라는 고정적인 수입 덕분에 투자자들의 사랑을 받기도 한다. 실제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세 달 동안 배당주 펀드에 414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다만 수익률은 그만큼 따라주지 않고 있다는 점, 분배금이 크지 않다는 점 등에서 투자자의 유의가 필요해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배당주 펀드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1.06%이나, 그 이상 길어지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3개월 손실률은 4.65%, 6개월 4.78%, 1년 9.20% 등이다. 이달 1일 신한자산운용은 SOL미국S&P ETF의 첫 월 분배금을 지급했는데 규모는 주당 11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배당이 나온다고 해서 투자의 정답은 아니다”라며 “펀드가 편입한 자산이 배당을 지속할 수 있는지, 안정적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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