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보레 마크 부착 GM대우 차량 20% 넘어... 브랜드 관리 '수수방관'

매장을 둘러보던 박씨는 고민에 빠졌다. 왜냐하면 GM대우의 차는 마음에 쏙 드는데, 차체 중간에 크게 박혀 있는 'GM대우'를 상징하는 심벌마크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
고민을 하는 박씨를 유심히 살피던 영업소 직원이 금방 눈치를 채고 심벌마크는 수출용 차에 붙이는 '시보레' 마크로 바꿔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차지만, 시보레로 마크만 바꾸면 수입차로 보일 수 있겠다고 판단한 박 씨는 그렇게 하기로 결정하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최근 박씨와 같이 실제로는 GM대우의 차지만, 시보레 마크로 바꿔다는 운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보레(chevrolet)는 GM계열사로 마티즈, 윈스톰, 라세티 등 GM대우의 수출용 차에 시보레 마크를 붙여 수출되고 있다.
강북에서 GM대우 영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박모씨는 "최근 고객들이 어떻게 알고 왔는지, GM대우 마크 대신 시보레 마크를 부착해 달라고 하는 경우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며 "요즘 같은 불경기에 브랜드 관리는 제쳐두고 차를 한대라도 더 팔아야 할 상황이기 때문에 시보레 마크를 구해서 달아주고 있는 입장"이라고 하소연 했다.

또 GM대우의 차 10대를 판매하면 그 중 2대 정도는 시보레 마크를 달아주는 형편이라고 한다.
따라서 현재 시중에 돌아다니는 GM대우의 차들 중 약 20%가 GM대우의 마크 대신 시보레 마크를 달고 다닌다고 볼 수 있다.
더군다나 영업소를 통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시보레 마크를 다는 운전자를 포함하면 그 숫자는 더욱 늘어난다.
이처럼 GM대우의 고객들이 GM대우 마크 대신 시보레 마크를 다는 것은 수입차처럼 보이기 위한 것도 있지만, '대우'에 대한 과거 이미지가 안 좋기 때문이다.
한 자동차 포털 사이트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GM대우의 가장 큰 실수는 대우라는 이름을 그대로 놔둔 것"이라며 "지금도 대우라는 이름 때문에 얼마나 안 좋은 인식이 많이 남아 있는지 모른다며 오죽하면 사람들이 대우라는 원죄 때문에 차 사기가 싫다라고 하겠냐"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네티즌 역시 "대우 브랜드 보다는 시보레가 나을 듯싶다"며 "IMF 이후 대우차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너무 강해져 차가 아무리 마음에 들어도 대우 마크를 보면 생각을 다시 하게 되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GM대우에서는 이런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 하기는 커녕, 오히려 방치하고 있어 논란의 여지를 남긴다.
GM대우 영업소의 박씨에 따르면 지금까지 본사로부터 공식적으로 고객들에게 시보레 마크를 달아주는 것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한다.
현재 GM대우의 내수 판매는 거의 대우차판매에서 하고 있지만, 브랜드 관리는 GM대우의 몫.
이에 GM대우 관계자는 "자동차 동호회를 중심으로 주로 마크를 바꿔다는 것으로 안다며 영업점에서 하는지는 좀더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고 일축했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GM대우 마크에 시보레 마크를 다는 것을 단순히 소비자의 취향으로 생각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상당한 이미지와 신뢰도의 실추라고 볼 수 있으며, GM대우는 이미지 회복을 위해서라도 이런 현상을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정부 관계자는 "실정법상에 GM대우 마크 대신 시보레 마크를 다는 것은 자동차 안전과는 무관한 개인의 취향이라고 봐야하기 때문에 이를 통제할 법적 근거는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