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지용]부채많고, 전주(錢主) 약한 건설사 우선 퇴출

새해 벽두부터 금융권이 건설사들에 대한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한 가운데 은행권 등 금융권은 부채비율이 높고, 계열사 지원이나 자산 등이 부족한 건설사를 우선적으로 퇴출 대상으로 지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본지가 입수한 한 증권사의 건설사 신용위험 평가표에 따르면 재무항목에선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며, 비재무항목에선 계열사 지원, 자산 담보 등을 활용한 자금조달능력이 가장 비중이 큰 기준이다.

이 평가기준은 재무항목과 비재무항목 두 가지로 나눠 각각 8점과 12점을 배점, 총 20점을 만점으로 하고 있다.

중분류를 살펴보면, 재무항목에선 안정성과 수익성, 활동성, 현금흐름, 유동성 등 4가지 요소를 평가했으며, 비재무항목에선 경영위험, 영업위험, 기타 세가지를 평가하게 된다.

이중 재무항목에선 안정성이 3.5점으로 가장 높은 배점 기준이다. 특히 부채비율은 2.0점으로 가장 높은 배점이 주어졌으며, 총자산 대비 차입금 비율을 따지는 차입금 의존도도 1.5점으로 중요 기준이다. 또 활동성 부분에서 매출액 대비 운전자금 비율이 1.5점으로 높은 배점을 갖고 있다.

유동성 부문의 현금보유비중은 1.0점으로 상대적으로 다소 낮은 배점기준이 됐다.

실제로 금융권은 부채비율이 300%가 넘는 건설사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퇴출할 것이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약 10~15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부채비율 300% 이상 건설사들은 존립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재무 항목에서는 계열사의 지원, 자산매각, 담보 등을 활용한 자금조달 가능성이 2.0점으로 가장 중요한 평가기준이 됐다. 이에 따라 시평순위 10위 권 내의 S건설사처럼 부채비율이 높아도 재벌 그룹 계열사인 경우 회생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미분양 과잉에 따른 아파트 미분양률에 대한 평가와 추진하고 있는 사업의 안정성도 중요 기준으로 떠올랐다. 금융권은 평균 분양률의 배점을 1.4점으로 줬으며, 지방및 해외 분양사업장의 위험성도 1.4점으로 높은 배점을 줬다.

반면 공사중단 등 사고 사업장을 갖고 있는 경우는 0.4점으로 낮은 배점을 줘 최근 러시를 이루고 있는 건설사들의 공사 중단에 대해 면죄부가 주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에 대해 중견건설업체들의 불만이 따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준이 지나치게 대기업 편향이란 게 중견건설사들의 불만이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당연한 시장 원리일지는 모르겠지만 이 기준대로라면 결국 덩치가 작은 주택전문업체들이 우선적으로 퇴출되게 될 것"이라며 "중기(中企) 육성을 약속한 정부가 결국 시장 논리대로 건설시장을 재편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평가등급을 발표한 H증권사 관계자는 "일단 우리 회사에서 사용하는 기준이지만 아마도 은행 등 제1금융권이 사용하는 평가기준도 대동소이할 것"이라며 "억울하다는 업체가 나올 수 밖에 없겠지만 부동산 시장 상황을 볼 때 모든 건설사들을 다 살려서 갈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금융권은 이 같은 기준 적용에 따라 약 300개 대중소 건설사들을 퇴출 또는 워크아웃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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