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도 M&A 후유증 재발?

자금조달 쉽지 않은데 실사 지연돼 마음 고생

자산규모 20조6000억원(08년4월 공정위 발표 기준)의 재계 서열 9위(공기업 등 제외)의 한화그룹이 삼키기에는 대우조선해양의 덩치(자산 8조7000억원)가 너무 컸을까. 아니면 기업 인수·합병(M&A) 망령이 옮겨 붙은 것일까.

올해 M&A 최대어로 꼽혔던 대우조선해양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화그룹이 정밀실사에 착수도 하기 전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있다"는 소문이 시장에 돌면서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

특히 올해 유진그룹이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연이은 M&A 성공 후에 유동성 위기 초래 등 후유증이 심각하게 나타났던 전례가 있어, 한화그룹에 대해 느끼는 시장의 불안감은 여느 때보다 큰 상태다.

심지어 계열사 매각을 추진한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나가면서 내부 동요가 일어나는 등 첫 단추만을 끼운 채 옷을 마저 입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뭐니뭐니 해도 'Money'

한화그룹이 최근 대우조선 인수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최근 극심한 경기침체로 인수자금 조달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4월 한화그룹은 ▲보유 현금 및 유동자산(2조원) ▲대한생명·한화건설 IPO(3조원) ▲보유 부동산 매각 및 유동화(2조원) ▲전략적 재무적 투자자 유치(2조원) 등 9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조달할 수 있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불과 7∼8개월 사이에 국내외 경제상황이 급변하면서 자금 조달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화그룹 관계자 역시 "최근 경기침체로 자금조달이 당초 계획보다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계열사 중 하나인 갤러리아백화점을 매각해 자금을 마련하려 한다는 소문이 한화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소재지가 '부'(富)의 상징인 서울 압구정동인만큼 롯데나 신세계 등 강남 지역 지배력이 약한 유통업체들이 눈독을 들일만하다는 점이 소문 확산의 원인이다.

하지만 한화그룹 측은 이에 대해 "아직 갤러리아백화점 매각을 검토한 적이 없다.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 알려지면서 갤러리아 소속 직원들과 입점 업체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한 한화는 장교동 그룹 본사(소유주 한화석유화학ㆍ사진)와 소공동 사옥을 대한생명에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울러 대한생명과 한화건설 등 비상장 우량 계열사들의 IPO(기업공개)를 통해 3조원을 조달할 계획이었지만 시장에 자금이 제대로 유통되지 않는 상황이라 그 시기와 방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재무적 투자자나 금융권 차입도 한화그룹과의 차입 조건 등 세부사항을 두고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마저도 녹록치 않게 전개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부동산·증권·금융 시장이 모두 위축되다보니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은 맞다"며 "당시 현금유동성이 풍부하다고 평가받았던 포스코나 현대중공업 등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어도 최근과 같은 경제위기상황에서는 외부차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아직 본계약과 잔금 납입까지는 시간이 있다"며 "최선을 다해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성공적으로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 실사, 도대체 언제 시작하나?

지난 달 14일 한화그룹이 산업은행과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정밀실사는 시작되지 못하고 있다.

대우노선 노조 측이 ▲고용 및 임단협 승계 ▲회사자산 처분 금지 ▲자본구조 변경 금지 등을 요구했고 이를 수용되지 않을 경우 실사를 저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발생한 일이지만 한화그룹이 적극적으로 노조와 대화를 시도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점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한화는 "MOU 규정상 노조와 직접 접촉할 수 없도록 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한화가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산은을 설득, 실사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한화는 자금조달의 시간을 벌 수 있고 노조가 요구하는 '경영권' 관련 부분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인할 수 있어 서둘러 정밀실사를 개시할 필요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 노조 관계자는 "한화 측이 주장하는 '경영권 간섭' 부분도 결국은 한화가 대우조선 인수 후에 유동성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자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우조선이 오랜 시간 워크아웃을 거치면서 우량회사로 변모했지만 한화 측으로 인수된 후 다시 회사가 어려워지는 상황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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