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파란색으로 물든 전광판..빨간색은 언제쯤
"온통 파란색으로 물든 시세판이 언제쯤 빨간색으로 바뀔지 이제 기대를 하지 않는다"
"증시 펀더멘탈이 이렇게 취약한 건가, 연일 폭락장세를 연출하는데 중국증시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당분간 시세판을 쳐다보기 싫다. 이제 주식시장에서 정말 손을 떼야 할 것 같다"
8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 1300선이 붕괴됨에 따라 투자자들이 저마다 내뱉은 하소연들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먹구름이 국내 주식시장을 뒤덮은 가운데 연일 폭락세를 면치 못하자 투자자들의 한숨 소리와 푸념이 점차 커지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인내심이 점차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공포가 주식시장을 뒤덮은 가운데 전날 미국 증시 하락 마감 소식과 더불어 이날 달러-원 환율 역시 폭등세를 이어감에 따라 코스피지수는 폭락세를 연출, 투자자들의 심리적 불안 심리가 이날 점차 표출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날 오후들어 지수 1300선이 깨진 뒤 시중 증권사들의 전화는 불안한 투자자들의 전화 문의로 불이 난 모습이다.
A 증권사 마포 지점장은 "코스피지수가 연일 급락세를 연출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펀드 환매 및 손절 문의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며 "전문가라는 사람들도 지수 바닥을 쉽사리 점치기 힘든 형국에 일선 영업점에서도 뭐라 달리 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B 증권사 대치동 지점장은 "지수 낙폭이 크고 그 속도 역시 빠른 상황이라 투자자들이 이렇다 할 대응조차 하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손실을 입고 있어 불만을 토로하는데 그저 죄송하다고 밖에 답할 수 없는 상황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C 증권사 신촌 부지점장은 "코스피지수 1500선과 1400선이 붕괴됐던 당시에도 워낙 하락 속도가 빨라 투자자들이 매도타이밍을 번번히 놓쳐 왔다"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몇달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고객들을 전화로 혹은 대면할 때마다 점차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투자자들의 목소리는 이날 증시 폭락을 두고 더욱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거주하는 투자자 이모(29)씨는 "지난 여름부터 시중 증권사들이 급락 장세속 단기 반등시 낮아진 밸류에이션 매력을 근거로 반등 모멘텀이 점차 확충되고 있다"며 "저가 매수에 나설 시점이라고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는 투자전략 보고서와 증권사 추천종목을 더 이상 믿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 속 경기침체 여파로 국내증시 또한 이러한 악재를 피해갈 수 없고 장이 어려우면 그만큼 분석이 힘들수 밖에 없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낙폭 과대', '저가 메리트','강력 매수 추천' 등의 미사 여구로 투자자들의 손실을 더 이상 키우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사는 박모(45)씨는 "올초 국내 주식형펀드에 가입한 이후 글로벌 신용위기 여파에 증시 불안이 계속되는 동안 한시도 맘이 편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급락장세 속에서 소폭 반등할 때마다 환매의 유혹이 컸지만 증권사 시장 전망을 믿고 꾸준히 주식형 펀드에 돈을 불입해왔다"며 "전문가라는 사람들마저 바닥이 어디인 줄 모르겠다고 말하며 '보수적 대응'과 '신중한 접근'이라는 말로 방향성을 제시 못한다면 그 책임은 과연 누가 져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전문가들도 이에 뾰족한 답을 현재까지 내놓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연일 폭락세를 연출하는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마음이 편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현재 금융위기와 실물 경기 침체가 동반되고 있어 시장 분석이 용이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투심불안이 극에 달한 상황이라 금융위기 확산 방지 대책에도 증시 불안이 진정세를 보이지 않고 있고 비이성적인 쏠림 현상이 누그러들지 않는 한 이와 같은 답답한 상황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