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0·2011년 대규모 고도화 설비 완공
국제 단순정제마진이 지난해 2분기부터 마이너스를 기록함에 따라 정유사들의 고도화시설 증설이 탄력을 받고 있다.
고도화시설은 원유보다 낮은 가격의 벙커-C유를 재정제해 환경오염 물질인 황 및 잘소화합물 등을 제거, 휘발유나 등·경유로 판매하기 위한 설비로 정유업체에 있어 수익을 높이기 위한 필수 시설 중 하나다.
2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은 오는 2010~2011년 완공을 목표로 1~3조원이라는 대규모 자금을 투자, 고도화 설비를 구축 또는 계획하고 있다.
이는 국제 석유시장의 단순정제마진이 감소하는 데다 수요시장에 따른 석유제품별 가격변동성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고도화시설을 일정 수준 이상 확보했을 경우 변화하는 석유제품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면서 "실제로 올해 2분기의 경우 벙커C유의 가격은 떨어진 반면 경유가격이 올랐을 때 고도화시설 비율이 높은 정유사의 수익도 좋았다"고 말했다.
예컨대 국제석유제품 시장의 벙커C유 가격이 떨어진 반면 휘발유 및 경유 가격이 상승하면 고도화시설 가동율을 높여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반대로 최근과 같이 벙커C유 가격이 강세지만 휘발유와 경유가격이 떨어진 경우에는 가동율을 낮춰 수익을 극대화하는 벙커C유 생산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정유업계의 고도화시설 비율은 18.2%로 미국 55.8%, 독일 36.7%, 일본 24.6% 등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적정 설비 비율은 규정할 수 없지만 통상적으로 전 세계 평균 고도화시설 비율이 30~40%선인 만큼 업계에선 최소한 30%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정선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유업계에서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SK에너지와 GS칼텍스다.
SK에너지는 지난3일 울산에 하루 6만배럴 규모의 제3고도화 시설을 준공, 고도화시설 비율을 14.5%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1992년과 1997년에 총 10만1500배럴의 고도화 시설을 준공한 SK에너지는 이번 고도화시설 준공으로 하루 16만1500배럴 고도화능력을 갖추게 됐다.
특히 인천공장에 오는 2011년까지 일일 처리량 4만배럴규모의 고도화 시설 준공을 앞두고 있어 고도화비율이 17.6%로 크게 증가할 예정이다.
GS칼텍스도 3조원을 투자, 고도화설비 확충에 한창이다. 여수공장에 11만3000배럴 규모의 고도화시설을 오는 2010년 말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특히 여수공장의 고도화시설이 완공되면 비율은 현재 19.9%에서 39%까지 급증할 것으로 GS칼텍스측은 내다봤다.
이와 함께 현대오일뱅크는 오는 2011년까지 5만2000배럴 규모의 고도화시설을 증설해 고도화시설 비율을 높일 계획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업계 규모가 큰 만큼 고도화시설 투자가 쉬울거라 생각하지만 2,3조원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라며 "시설 확충에 있어 씨드머니가 부족한 것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현재 정유 4사 중 고도화시설 비율은 에쓰오일(S-Oil)이 25.5%(일일 14만8000배럴)로 가장 높으며 GS칼텍스 19.9%(일일 15만3000배럴), 현대오일뱅크 14.9%(일일 5만8000배럴), SK에너지 14.5%(일일 16만1500배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