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한강신도시 미분양에 주택시장 위기감 확산

아파트 분양시장이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주 청약을 시작한 우남건설의 김포한강신도시가 3순위 합계 0.65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주택업계의 위기감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우량중의 우량'으로 꼽혔던 단지까지 미분양이 나자 올 하반기는 물론 내년 상반기까지 주택 분양시장의 시계가 극히 어두워졌기 때문이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주 금요일까지 3순위 청약 접수를 끝낸 우남퍼스트빌은 전체 1202세대 중 특별공급물량을 제외한 1193세대를 공급한 결과 780건의 청약접수 만을 얻어 평균 0.65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평균경쟁률로만 따지면 평년작은 된다. 하지만 주택형별로 봤을 때 '미분양 사태'는 더욱 심각하다. 전체 7개 주택형 중 청약을 마친 주택형은 129.22㎡형과 128.99 두 개 형에 불과하며, 나머지 다섯개 주택형이 모두 미달됐다.

미달된 주택형 중 157.17㎡형만 0.75대1의 경쟁률로 평균 경쟁률 넘었을 뿐 나머지 145.29㎡형과 142.81㎡형 두 개 주택형은 0.4대1 가량의 경쟁률만 보였고, 최대평형인 250.59㎡형은 아예 한 명의 청약자도 나오지 않았다.

물론 이 같은 청약실적은 '청약률 0'가 잇따라 터지고 있는 타지역에 비하면 상당히 준수한 편이다. 하지만 우남퍼스트빌은 입지나 브랜드 면에서 나름대로 탄탄한 인기요소를 갖고 있어 이 같은 청약 저조는 예상 밖이란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주택 전문업체인 우남건설은 중견업체지만 그간 아파트 브랜드 '퍼스트빌'을 탄탄히 관리하는 등 주택시장에서는 나름대로 위상을 갖고 있는 업체다.

우남퍼스트빌이 분양한 김포한강신도시도 규모는 다소 작은 택지지구로 분류되지만 입지면에서 볼 때 향후 개발될 인천 검단신도시에 비해서도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는 곳이다.

여기에 우남퍼스트빌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라 분양가도 3.3㎡당 1060만원 선으로 최근 이 일대에 분양된 물량의 분양가가 3.3㎡당 1300만원까지 이르고 있음 을 감안하면 가격경쟁력도 충분히 갖춘 단지란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더욱이 김포한강 우남퍼스트빌은 당초 7월 중 분양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업체 측이 분양을 연기해 8.21대책에 따른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도 3년으로 줄어드는 등 강점을 충분히 갖고 있다.

우남 퍼스트빌의 청약 저조에 대해 업체 측은 분양 직전 경기도 교육청의 분양 금지 가처분 신청 요구 수도권 3년보유2년거주로 양도세 비과세 기간 강화 등 시장 내외부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그와 같은 점만으론 청약 실패란 결과가 너무 크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입지나 물량, 가격 등 모든 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진 단지의 분양 참패는 8.21대책 효과가 단기적으로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반증이란 게 이들의 이야기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 특히 주택 전문 중견건설업체의 걱정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올 하반기 이후 실시될 경기 광교신도시나 서울 위례신도시 등 1등급 주거지역을 제외한 어떤 분양시장도 맘을 놓을 수 없을 처지에 빠졌기 때문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재벌그룹 계열사로 '덩치'를 내세워 재개발, 재건축 도급사업을 싹쓸이하는 7~8개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브랜드 파워 면에서 서로 큰 차이가 없는 만큼 우남퍼스트빌의 분양실패는 주택업계의 파장이 클 것"이라며 "무엇보다 이젠 뭘 분양해도 안된다는 생각이 금융권에 전파되면서 가뜩이나 어려워진 부동산PF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수요자들의 반응도 체크하기가 어려워졌다는 의견도 나오고있다. 부동산써브 채훈식 리서치센터장은 "김포한강신도시는 다른 규제완화를 떠나 그 자체만으로 경쟁력을 갖췄음에도 청약에 실패한 것은 주목해야할 부분"이라며 "수요자들의 주택 구매력자체가 크게 위축됐다고 밖에 풀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물론 우남건설 측은 김포한강신도시 물량이 남은 무순위 청약에서 어렵지 않게 청약자들을 모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청약3순위 미달이라는 상징적인 효과가 너무 크고, 또 청약3순위 접수에서 미달된 물량이 무순위 분양에서 간단하게 분양을 마친 적이 없는 만큼 김포한강신도시의 청약저조는 적지 않은 파장을 남길 것으로 예측된다.

한 중견건설업체 관계자는 "올초만 해도 김포한강신도시 우남퍼스트빌 정도되는 물량은 쉽게 순위 내 청약을 마쳤다"면서 "결국 이러한 분양 저조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어 건설업계의 동요는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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