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용] "소액주주 힘겨루기"…숲(회사 발전)보단 나무(주가)에 치중돼

지난 28일을 끝으로 지난해 1년 농사를 결산하고, 올해 사업계획을 확정하는 12월 결산 상장사 대부분의 정기 주주총회도 마무리됐다.

경영진 교체부터 사명변경, 상여금지급에 이르기까지, 이번 주총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도 '소액주주들의 힘'을 제대로 보여준 자리였다.

코스닥 상장업체인 텔로드는 지난 21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현 경영진을 퇴출시키고 새로운 임원진을 선임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은 세력이 있었다.

이들은 호시탐탐 새로운 경영권을 노리는 2대주주도, 인수합병(M&A)를 노린 거대 기업도 아닌 바로 소액주주연대였다.

이날 주총에서는 실제 주주들의 뜻대로 대주주인 이주찬 현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의 물갈이 퇴진이 강행되고 새로운 경영진 선임이 결의됐다.

지난 27일 열린 유가증권 상장사인 BHK는 주총을 통해 임직원 9명에게 스톡옵션 34만5000주를 부여할 계획이었다.

의류도·소매업에서 디지털바이오제품업체로 업종변환하고자 대폭 영입한 연구진들을 위해 스톡옵션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회사측의 입장이였다.

그러나 소액주주들의 생각은 달랐다. 주주들은 회사사정이 나아지면 상여금 지급 등의 방식을 활용할 수 있으나, 회사재정이 적자인 현 시점에서 스톡옵션은 시기상조라 못박고 결국 이날 스톡옵션 결의는 무산됐다.

그런가하면 HS창업투자의 주총에서는 한 주주의 발언을 시작으로 주주들의 열띤 논의 끝에 사명이 바뀌는 사례도 있었다.

지난 27일 열린 HS창업투자 주총장에서 계속 적자실적을 기록한 회사의 이미지를 고려해 사명변경하자는 한 투자자의 제안에 주주들과 사측은 신중한 토의끝에 'NHS금융'이란 새로운 사명으로 변경할 것을 합의했다.

이처럼 최근 증권가에 부는 개미들의 반란은 그 어느 민주주의 운동과 비교할만큼 체계적이고 거대한 모습을 갖췄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주주들과 회사측의 대립이 도를 넘어서 주먹다짐으로까지 번지는 경우도 있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최근 소액주주연대와 네오웨이브, 라이브플렉스 등으로 뭉친 연합군의 공격에 사면초과에 놓인 웹젠의 주총은 경영진들의 경영부실을 묻는 주주들과 회사측이 고용한 진행요원들간의 거친 몸싸움으로 경찰까지 동원되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또한 이날 주총에서 안건으로 올라온 임원진 선임 과정에서도 투표결과 주주들이 똘똘 뭉쳐 회사측이 내세운 이사 및 감사 후보들은 단 한 명도 선임되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소액주주연대를 지켜보며 뿌듯함 이면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그간 소액주주연대의 활약이 급락한 주가에만 연연해 회사의 발전에 대한 고민은 뒷전으로 미룬 것은 아닌지 진지한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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