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다리를 하고 앉는 것을 가부좌(跏趺坐)라고 한다. ‘跏’도 ‘趺’도 다른 뜻이 없이 ‘책상다리할 가’, ‘책상다리할 부’라고 훈독한다. 두 글자 다 앉는 자세를 나타내는 전용어로서, 부처가 앉은 모양을 표현한 말이다.
굳이 跏와 趺에 대해 사족을 좀 붙이자면 跏에 쓰인 ‘加’는 ‘교가(交加)’, 즉 ‘교차하여 덧붙임’의 의미가 있다. 이러한 ‘加’에 ‘발족(足)’을 덧댄 ‘跏’에는 당연히 발을 교차한다는 뜻이 있다. ‘夫’는 흔히 ‘지아비 부’라고 훈독하여 남편이라는 뜻을 나타내지만 ‘사내’, 특히 ‘노동하는 남자’라는 의미도 있다. 노동을 하여 가족을 먹여 살리는 게 남편의 주된 역할이기 때문에 ‘夫’에 그런 의미가 붙게 되었다.
발에서 가장 노동을 많이 하는 부위가 바로 발목이다. 그런 발목을 ‘足’과 ‘夫’를 합쳐서 ‘趺’로 나타냈다. 따라서 跏趺坐는 ‘발목을 서로 교차하여 달라붙도록 앉는 자세’를 말한다. 즉 오른발의 발목을 왼편 넓적다리 위에 달라붙도록 놓고, 왼발의 발목은 오른편 넓적다리 위에 달라붙도록 놓고 앉는 자세를 가부좌라고 하는 것이다.
그렇게 앉으면 겹쳐진 두 다리가 방바닥에 찰싹 달라붙게 되어 가장 안정적인 자세가 된다. 부처는 이처럼 가장 안정적인 자세로 앉았다. 부처가 앉은 모습이라는 뜻에서 가부좌를 달리 불좌(佛坐), 여래좌(如來坐), 연화좌(蓮花坐), 대좌(大坐), 선정좌(禪定坐)라고도 한다. 이때의 좌는 자리(seat)라는 의미의 ‘座’가 아니라 ‘앉는다(sit)’는 의미인 ‘坐’임에 유의해야 한다. 이 가부좌를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터인가 ‘책상다리를 하고 앉음’이라고 번역하여 사용하고 있다. 네 다리로 서 있는 책상이 가장 안정적인 자세이기 때문에 그렇게 번역한 것 같다.
속도도 빠르고 변화도 많은 세상, 때로는 가부좌를 하고 앉아 명상을 하면서 잠사나마 그 부담스러운 속도와 변화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