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연대, '주식 위장매각 1조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제기

경제개혁연대는 지난해 10월15일 삼성물산에 대한 공개질의서를 통해 런던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던 카작무스의 지분을 납득할 수 없는 저가에 매각한 경위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으나 의혹이 해소되지 않아 특검에 수사를 요청하게 됐다고 20일 밝혔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해 2월부터 9개월 동안 자체 조사를 벌여 확보한 카작무스 운영 및 주식매각 관련 자료가 첨부된 수사의견서를 특검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1995년 6월부터 2000년 6월까지 5년간 카자흐스탄의 동광산 및 제련업체인 카작무스를 위탁경영했다. 자회사인 삼성홍콩과 함께 카작무스 지분을 매입해 2000년 7월 기준 42.55%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이후 삼성물산은 보유하고 있던 카작무스 지분을 두 차례에 걸쳐 팔았다. 1차 매각은 2001년 10월로, 삼성물산은 당시 15%의 지분을 주당 16만8918원(당시 주당 순자산가치 8만1632원)에 팔아 784억8000만원의 처분이익을 얻었다.
2차 매각은 '카작무스'가 런던증시 상장(2005년 10월)을 앞두고 있던 2004년 8월 삼성물산 직원이자 카작무스 대표를 지낸 차용규씨가 지분 100%를 갖고 있던 '페리 파트너스(Perry Partners)' 측에 헐값으로 '카작무스' 지분을 모두 매각하며 논란에 휩싸였다.
삼성이 비자금을 조성하기 위해 시가총액이 100억 달러(약 9조2000억원)가 넘는 알짜 회사의 지분을 회사 임원 출신에게 헐값에 팔았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차용규 씨는 런던증시 상장 이후 카작무스 지분을 모두 매각해 1조원대의 차익을 남겼다. 차씨는 지난해 미국 경제전문지인 '포브스'에서 선정한 '2007년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 한국 7위, 세계 754위에 오르며 또 하나의 '샐러리맨 신화'가 되고 있는 인물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카작무스 주식을 저가 매각해 회사에 손실을 끼친 삼성물산 이사들에게는 당연히 배임죄가 적용돼야 한다"며 "삼성물산이 비자금 조성을 위해 상장을 앞둔 카작무스 지분을 헐값에 매각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카작무스 지분 헐값매각에 따른 삼성물산 이사들의 배임혐의 및 이에 기초한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특검의 엄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비리를 폭로하며 특검을 있게 한 김용철 변호사는 "삼성 계열사의 해외구매를 담당하는 삼성물산이 삼성의 대표적인 비자금 창구"라고 언급해 이 같은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측은 카작무스 철수 배경에 대해 "예상치 못한 위험 요소가 생긴데다 사업 환경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