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나쁠 수 없다."
증권사 시황담당 연구원이 기자에게 대뜸 던진 말이다.
지난 5일간의 달콤했던 설날 연휴동안 미 증시가 하락했다는 소식은 접했지만, 이 정도로 과격한 표현을 쓸 정도인가 싶게 좀 당황스러웠다.
지난 5일 국내 증시가 쉬는 동안 도대체 미국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 난 것이었을까? 하나씩 짚어 보도록 하자.
설 연휴 동안 미 증시는 부진한 경제지표와 공격적 금리인하에 대한 문제점 등이 제기되면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3.59%, 나스닥은 3.27% 하락했다.
게다가 연휴기간동안 발표된 ISM서비스업지수는 41.9로 12월의 54.4보다 낮았으며 시장 컨센서스인 53도 하회했다. 이는 9·11테러사건이 있었던 2001년 10월 이후 최저라고 한다.
따라서 오늘 장이 열리기 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오늘 시장의 하락을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내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한마디로 현재 전세계 주식 투자자들은 조그마한 변수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그래서 변동성은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이번주 역시 여러 경제지표와 소비관련 지표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이런 지표를 체크한다는 것은 별 의미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무엇에 기대를 가져야 할 것인가? 무엇보다 시장을 멀리 내다보면 길이 보일 수 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현 시점은 매우 매력적인 시장이다.
버블도 상당히 가라앉았을 뿐더러 금리인하 영향으로 채권 금리가 빠르게 하락해 상대적으로 주식의 매력도를 더하고 있다.
즉, 당분간 지수는 추가하락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분할매수에 나서도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흥국증권 최창하 연구원은 "이번주 주식시장은 연휴 중 보인 해외 주식시장 약세의 영향권에 놓일 전망"이라며 "또한 금융시장에 변동성을 확대시킬 센티멘털 경제지표와 소비관련 지표 등이 발표될 예정이어서 변동성도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이번주는 전반적인 하락 압력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 연구원은 "중기적 관점에서는 현재 주식시장의 투자매력도가 높아지고 있어 주식 비중을 확대할 시점"이라며 "미국의 긴급한 두 차례의 금리인하는 2002년, 2003년 통화량 증가 때와 같이 통화량 공급을 빠르게 확대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국제 금리도 하락기조로 전환되고 있어 주식과 채권간 수익률 격차(Yield Gap)는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삼성증권 소장호 연구원은 "미국의 경제지표가 이보다 더 나빠져 봐야 얼마나 나빠지겠냐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수준까지 왔다"며 "주가 역시 이를 간접적으로 반영해 주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그는 "국내 증시는 저점을 높여가면서 바닥을 다져갈 것"이라며 "시장에 대한 지나친 경계 보다는 시장 관점에 대한 시각의 균형을 적절하게 유지하면서 포트폴리오의 비중을 조절하는데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특히, IT 업종에 대한 점진적인 비중확대 전략"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