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하게! 위대하게?’ 금투협 K·BOND의 역주행

28일 프리본드 운영 중단하고 31일 K·BOND로 오픈..채권 중개·운용·IB 인력만 가입 가능

소위 그들만의 리그로 알려진 채권시장 거래가 보다 은밀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거래 투명성 강화 등을 위해 정부가 장내거래를 활성화하는 등 그동안 노력해왔다는 점에 비춰보면 정반대되는 흐름이 아닐 수 없다.

▲금융투자협회 K본드 안내 홈페이지 캡쳐 화면
26일 채권시장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투협은 오는 31일 K·BOND(K본드)메신저를 새롭게 오픈한다. 그간 한국거래소에 위탁해 운영하던 프리본드(FB)메신저 시스템을 금투협이 직접 운영키로 한 때문이다. K본드메신저 오픈과 함께 프리본드메신저는 체크(CHECK)메신저로 이름을 변경해 운영될 예정이다.

이는 프리본드메신저가 서버증설 등 시스템 개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시스템이 지연되고 때로는 멈추기도 하면서 채권시장 참여자들로부터 불만이 지속됐었다.

문제는 금투협이 K본드메신저를 출시하면서 이용자를 채권 중개나 운용, 투자은행(IB) 등 채권시장 참여자들로만 한정했다는 것이다. 즉 일반인들의 참여를 사전에 차단한 것이다.

채권시장 거래는 전통적으로 장외거래(OTC)로 이뤄져왔다. 기획재정부가 장내거래를 활성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채권거래의 절반 이상이 OTC거래다. 주식시장보다 큰 규모에도 불구하고 장외거래인데다 거래 한 단위가 100억원에 달하고 시장참여자가 적다보니 채권시장은 소위 그들만의 리그로 불리고 있는 중이다.

과거 전화 등을 통해 이뤄지던 거래가 정보통신(IT) 발달로 컴퓨터 메신저로 빠르게 이동해왔다. 지난해까지 야후메신저가 국내 채권시장의 대표적 거래 및 소통 수단이었다. 야후메신저 구버전 서비스가 종료된 지난해 8월 이후 금투협은 거래소에 위탁해 프리본드메신저를 활성화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채권거래는 프리본드메신저와 톰슨로이터가 운영하는 로이터메신저로 이원화돼 있는 중이다. 로이터메신저는 외국계를 중심으로 한 은행과 스왑딜러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채권시장의 한 참여자는 “사실 사적인 방은 비밀번호가 다 있다. 굳이 채권시장 참여자들로 제한을 둘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채권시장 참여자도 “결국 서버 문제인거 같다. 다만 서버를 확장하던지 용량을 늘려놔야지 (이용자를) 한도에 맞춰놓고 그들만 하라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굳이 그렇게까지 하는 건 아닌 듯 싶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금투협 관계자는 “K본드는 규정상 채권거래 인력에 한정해 가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시장 참여자들 중에는 채권시장 참가자들만 이용했으면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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