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vs 이재용, ‘비선실세’ 최순실 인지 시점 두고 공방

(이투데이DB)

‘비선실세’ 최순실(61) 씨의 존재를 언제 알았는지를 두고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측이 날선 공방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는 27일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 등에 대한 8차 공판을 진행했다.

특검은 2015년 7월25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2차 단독 면담 이전부터 삼성 측이 최 씨의 존재를 알았다고 보고 있다. 2014년 9월15일 1차 독대 당시 이미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삼성에서 맡아 승마 유망주들을 적극 지원해 달라”는 말을 듣고 최 씨의 딸인 정유라 씨를 인지했다는 것이다.

특검은 “이 부회장을 제외한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등은 늦어도 2015년 7월~8월 대통령의 지시가 최 씨 때문이고 정 씨 지원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검은 박상진 전 대외협력사장의 문자메시지를 근거로 제시했다. 특검에 따르면 박 전 사장은 2015년 7월23일 김종찬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를 만나 최 씨의 측근이었던 박원오 씨의 연락처를 받았다.

2015년 7월25일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2차 독대가 있기 전이다. 박 전 사장은 24일 오후 갑자기 예정에 없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항공편을 알아보기도 했다. 당시 박 씨는 정 씨의 독일 체류를 현지에서 돕고 있었다.

특검은 “삼성 측에서는 2차 독대에서 박 대통령에게서 질책당한 뒤 무슨 일인지 확인해봤다고 하지만 이미 24일에 박 씨가 있는 프랑크푸르트에 가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애초 2차 독대 이전부터 정 씨에 대한 지원을 상의하기 위해 독일로 가려고 했다는 게 특검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변호인단은 2015년 7월 25일 단독면담에서 박 전 대통령이 ‘삼성이 제대로 지원 안 한다. 한화보다 못하다’며 이 부회장을 질책했고, 그 때부터 박 전 대통령의 의중을 알아봤다고 반박한다. 박 전 사장의 출장 계획도 아시아승마협회장 선거 준비를 위해 이미 계획된 것이라고 했다. 올림픽 승마지원 도움을 받고자 독일에 있는 박 씨를 만나려고 했다는 취지다.

삼성은 일관되게 박 전 사장 등이 2차 독대가 있었던 2015년 7월 이전에 최 씨의 영향력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독대 이후에나 박 씨로부터 최 씨와 그의 딸의 존재를 들어 알게됐다는 것이다. 변호인단은 특히 “이 부회장의 경우 정윤회라는 사람을 2014년 11월 문건유출사건으로 알았다"면서도 "최 씨의 영향력은 전혀 몰랐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 측은 “지난해 8월께 최 전 실장으로부터 처음 듣고 그때야 정 씨를 지원했다는 것과 최 씨라는 사람이 있다고 알게 됐다”고 했다. 지난해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지기 전까지 정 씨에 대한 승마지원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취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