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기관 성장률 전망치 2.1~2.4%와 괴리 커...낙관적 비판도
한국경제에 불황의 그늘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분기 만에 또 떨어뜨리며 금융위기 이후 최악수준으로 낮췄다.
특히 내수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컸다. 독보적인 성장세로 경제성장을 가까스로 떠받혀온 건설이 위축되고, 대내외 불확실성에 소비 심리도 움츠러들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마저 민간기관의 예상치보다 높은 수준이라 저성장에 대한 우려는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다.
13일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2.5%로 수정한다고 밝혔다. 물가상승률도 1.9%에서 1.8%로 낮췄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1월만 하더라도 3.2%로 제시됐다. 하지만 4월 3.0%로 낮추더니, 7월 2.9%, 10월 2.8%에 이어 이달에는 2.5%까지 1년 동안 무려 0.7%포인트나 추락했다. 한은의 전망대로라면 경제성장률은 지난 2015년 2.6%에 이어 지난해 2.7%, 올해 2.5%, 내년 2.8%까지 4년 연속 2%대의 저성장이 예상된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끌어내린 주된 요인은 내수 부진이다. 특히 건설부문에서 투자 열기가 식을 것이란 전망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올해 건설투자 전망치는 전년동기대비 4.3%에 불과해 지난해 10.9%에 비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민간소비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민간소비 전망치(1.9%)는 지난해(2.4%)에 비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해 10월 전망한 이후 대내외 여건이 급속히 바뀌었다”며 “미 대선 이후 시장금리 상황, 미 달러화 강세, 보호무역 우려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및 기업 구조조정에 따라 고용 사정 개선이 제약되는 등 종합적으로 소비 심리를 위축시켰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은은 수출은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봤다. 세계교역 신장률은 지난해(2.1%)보다 올해(3.1%)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상품수출은 지난해(0.9%)에 비해 올해(2.4%)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상품 수입도 지난해(1.6%)에서 2.3%로 오름세를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설비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률을 예상했던 설비투자(-2.6%)가 올해는 플러스(2.5%)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한국경제의 녹록치 않은 현실에 비해 너무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은의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의 예상치 2.6%에 비해서는 1%포인트 낮은 수준이지만, 2%대 초반으로 보는 민간연구기관은 물론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 연구원(2.4%)보다는 높다.
앞서 LG경제연구원과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보다 훨씬 낮은 2.2%, 2.1%를 제시한 바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책 당국은 정책을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전망치는 정책 효과를 감안한 수치다”며 “한은은 2% 중반으로 전망했지만, 하방리스크는 더 크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책 당국에서 내놓는 수치는 목표같은 것이 담겨있다”며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중앙은행이 성장률을 낮게 전망할 경우 금리 압박이 들어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올해 경제 부진이 우려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