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상 회사' 업무일지 등장…조석래 효성회장 11차 공판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재판장 김종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에 대한 11공판에는 효성그룹 홍콩법인을 관리했던 송모씨가 증인으로 나섰다. 송씨는 1989년 효성물산에 입사해 효성 홍콩법인에 근무하면서 조 회장의 탈세 의혹과 관련된 페이퍼 컴퍼니 설립에 관여한 인물이다.

이날 공판에는 송씨가 작성한 '캐피탈 월드 진행일지'가 등장했다. 이 문서는 송씨가 효성 홍콩법인 근무를 마치고 후임자에게 인수인계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것으로, 페이퍼컴퍼니 설립과정 등이 기록돼있다.

검찰에 따르면 '캐피탈 월드(Capital World Ltd C.W.L)'는 효성그룹의 페이퍼컴퍼니로, 이 회사는 지난 1995년 효성홍콩이 한국종합금융으로부터 빌린 700만달러를 다시 빌린 뒤 이 돈으로 동양폴리에스터의 주식 95만주를 사들였다. 동양폴에스터는 조 회장이 1973년 설립한 회사다. 이대로라면 조 회장은 사실상 남의 돈을 빌려 자기 주식을 취득한 셈이 된다.

검찰은 이 문건을 근거로 캐피탈월드가 주식을 매입하고 되파는 일련의 과정이 조 회장의 지시로 이뤄졌다고 주장했고, 변호인 측은 조 회장 개인이 아닌 회사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주장했다. 문건에는 송씨가 당시 종합조정실에서 일하던 이병인씨를 만났을 때 '회장님 지시 받고 책임질테니 추진하라'는 말을 들었다는 내용이 기록돼있는데, 검찰은 이 내용을 근거로 조 회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송씨는 그런 말을 들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병인 씨가 회장님 지시를 받을 예정이라는 의미인지 아니면 이미 지시를 받았다는 뜻인지는 알 수 없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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