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 전문 회사가 밝히는 국제결혼의 진실 혹은 거짓

입력 2014-07-11 15:01수정 2014-07-1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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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혼 부작용 피해 줄이기 위해서 업계 자성 절실

우즈베키스탄 전문 국제결혼 회사인 아리랑웨딩의 김명효 대표는 “국제결혼을 똑바로 인지하고 바른 생각과 사고를 가지고 결혼하는 사례를 많이 보여줌으로써 국제결혼이라는 나쁜 인식을 불식시키고자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김 대표의 말은 국제결혼에 대하여 우리 사회의 인식이 곱지만은 않다는 걸 반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쉽사리 국제결혼에 대해 편견의 시선을 던지지만 정작 국제결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 걸까? ‘업계’에 속한 김명효 대표와 정영진 이사 두 국제결혼 전문가가 솔직하게 밝히는 국제결혼의 진실과 거짓을 알아본다.

◇정직한 만남과 소통이 국제결혼 성공의 비결

국내에 들어온 상당수의 외국계 여성 이주민은 한국 남성과의 결혼을 통해 정착한다. 특히 도시로의 이주가 극심하게 이뤄졌던 농촌에서 배필을 찾지 못한 남성들이 중국, 러시아, 베트남,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등지에서 신부를 데려와 결혼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결혼 사기, 폭행, 문화 차이로 인한 가족 간 갈등 등 다문화 사회에 대한 인식을 떨어뜨릴 사건 사고들이 발생한 것이다. 실제로 2010년 여성가족부의 가정폭력 실태조사에서 다문화가정의 가정폭력 발생률은 70.4%로 일반 가정보다 크게 높았으며 2000년 1,744건이던 다문화가정 이혼도 2011년 1만1495건으로 10배 가까이 늘어난 걸로 드러났다.

정영진 아리랑웨딩 이사는 우즈베키스탄만을 전문으로 하여 국제결혼 진행 경력이 10년차인 베테랑이다. 그는 ‘경운기 2대를 자가용 2대라고 잘못 표현해서 오해하게 만드는 경우처럼 진실되지 못한 한국 남자들이 더러 있다’고 지적했다.

“저의 경우 결혼 실패 사례는 없었습니다. 감언이설에 속아 결혼하는 경우가 없도록 신부들에게 교육을 철저히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즈베키스탄 쪽에는 한국 사람에 대해 있는 그대로 소개합니다. 멋을 부렸다가는 당장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정 이사는 신부가 될 우즈베키스탄 처녀에게는 한국어, 한국문화, 마음가짐을 교육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어 교육을 의무적으로 4개월 수료를 해야 비자가 나오는 현실에서 한국어 교육은 기본 옵션이다.

▲우즈베키스탄 전문 국제결혼 회사인 아리랑웨딩의 김명효 대표(왼쪽)와 정영진 이사는 우리가 쉽사리 갖는 국제결혼에 대한 편견의 시선을 현장과 업계를 지적하며 민감하게 짚어줬다.

◇덤핑식 계약이 업계 망쳐… 결혼 관련 법 모르는 대표도 수두룩

한 가정은 땀과 사랑으로 태어난다는 게 정 이사의 지론이었다. 그래서 정 이사는 결혼 후 후속처리에 대해 유난히 강조했다. 심지어 후속처리 문제가 국제결혼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고 주장했다.

“결혼은 어느 업체에서도 가능하나 후속처리는 전문업체가 아니면 힘듭니다. 화초를 가꾸듯 일정 기간을 보살펴야 비로소 한 가정이 탄생합니다. 가장 간단하게는, 남편이 한국 음식에 적응 안 된 신부를 외식시켜 준다고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면 신부 입장에서는 괴롭힘을 당한다고 생각하지 고맙다는 생각이 안 듭니다. 남편 입장에서는 큰 마음 먹고 한 외식인데 고마워 할 줄 모르는 신부에게 섭섭하겠죠. 작은 오해에서부터 불신의 불씨가 시작되어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게 됩니다. 이런 작은 일부터 신랑에게 맞는 교육과 신부의 한국 문화 이해를 통해 천천히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개업체로서 후속처리 노하우입니다.”

일반적으로 국제결혼은 계약 후부터 최소 6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여성을 검증하기 위해 장거리를 다녀야 하고 여성의 부모님과 충분히 상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느 업계가 그렇듯, 국제결혼 업계도 기본과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지켜지는 경우보다 많았다.

“업계에는 적은 수수료를 맞추기 위해 대충 생색내는 일들만 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정상적인 수수료는 총금액에서 40%로 설정되어야 실제로 받을 수 있는 30%를 보고 일을 할 수가 있어요. 그러나 현실에선 수수료가 20%여도 계약을 하기 위해 모두들 혈안입니다. 이런 결혼에 무슨 기대를 할 수 있겠습니까? 과다 경쟁으로 인한 덤핑식 계약이 사라져야 건전한 결혼 문화로 발전할 텐테…. 국제결혼이 실패했다는 사람들에게 비용을 물어보면 덤핑식으로 계약한 사람들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최소한 그 나라의 언어, 문화, 법 정도는 익혀야 하는 거 아닌가?”

정 이사는 국제결혼 중개업체 대표들의 96%는 자기가 결혼 기획을 진행하고 있는 나라의 기본적인 법률조차 알지 못한다고 질타했다. 결혼회사라고 하면 최소한의 전문가적 식견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겐 충격적인 폭로였다.

“창피한 일입니다. 한국에서 사무실을 차려놓고 허가증이 나오면 광고를 하고 회원들에게 그럴싸하게 상담을 하고, 계약을 합니다. 그 이후엔 에이전시에게 넘기면 그만입니다. 여성의 사진은 에이전시에 받아서 홈페이지에 올리고 상담을 하지만 대표들이 자기의 여성 회원과 일면식도 없으면서 마치 잘 아는 거처럼 상담도 해요.”

정 이사는 에이전시에만 의존해서 영업만 하는 주먹구구식 스타일의 중개업체들이 거듭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최소한 그 나라의 기본적 언어, 문화, 결혼 법률 정도는 공부하는 자세를 갖출 수 있도록 자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와 정 이사는 최근 20살의 우즈베키스탄 신부와 28살의 한국 신랑(태권도 사범)과의 결혼을 성사시키면서 과다한 나이 차이를 원하는 한국 남자들의 취향이 오히려 국제결혼의 부작용을 낳는다고 입을 모았다.

“심지어 결혼사진을 보면 며느리하고 찍은 사진인지 딸하고 찍은 사진인지 분별하기 힘들 정도죠. 어린 여성이 아버지 같은 사람하고 평생 살 것이라고 정말 믿고 결혼을 하는지 의심이 갑니다. 중개업체가 봐도 이런 부부의 가정파탄은 자연스런 일이지, 이상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버지와 같은 결혼을 하는 여성들, 이렇게 편하게 사는 신부들에게 무슨 기대를 하겠습니까? 이미 가정 파탄은 예견된 일이 아닐까요.”

[TIP-성공적인 국제결혼을 위해 알아야 할 세 가지 필수 지식]

국제결혼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무엇을 유심히 살펴봐야 할까? 실제 현장에서 부딪쳤던 사례들을 통해 김명효 아리랑웨딩 대표가 정리한 잊지 말아야 할 국제결혼 성공의 팁들.

★국제결혼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신부들이 대부분 순진하고 남편에게 헌신적이며 결혼 후 신부와는 가정에서는 부인이고 밖에서는 평생 사업파트너도 될 수 있는 점이 장점입니다. 특히 부모님과 같이 살아야 하는 남성들은 요즈음 한국에서 결혼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만 외국 여성들은 시부모님과 같이 사는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편입니다.

★좋은 신부감을 만나는 방법이나 요령이 있나요?

결혼을 하고자 하는 나라의 문화나 기후 조건을 고려해서 옷차림이나 피부 정도를 볼 때 유난히 세련됐거나 피부가 매끄럽다고 생각이 들면 한 번쯤은 다시 생각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밖에서 일을 하는 농부의 피부가 희고 곱다면 정상적인 농부인지를 의심하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그리고 결혼하는 데 있어서 이런저런 조건이 많은 여성이라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맞선을 볼 때는 진실해야 합니다. 여성 입장에서는 한마디 한마디를 약속으로 듣습니다. 그러니 결혼 후 꼭 지킬 수 있는 말만 해야 합니다. 신부가 한국으로 입국한 후 신랑에게 속았다는 신부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얼굴이 예쁘다고 생각이 들면 나머지는 무시하고 바로 결정하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이러한 결혼은 10%를 위해서 90%를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국제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언이 있다면?

무작정 기분에 치우쳐서 나라를 선택하면 결혼 후 후회할 수 있습니다. 먼저 본인의 성격이나 생활 환경을 고려해서 모계사회의 여성이 좋을지 부계사회의 여성이 좋을지를 생각한 후 결혼을 하고자 하는 나라를 선택해야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판단하여 자기와 어울릴 수 있는 나이의 상대와 결혼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신부가 한국에 입국했을 때 빨리 적응시키려고 노력을 하면 신부는 그만큼 부담감이 커지기 때문에, 차분하게 기다려서 신부를 편안하게 해 주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친척이나 친구 등을 소개하는 행위는 가급적 뒤로 미루는 것이 좋습니다. 한국어를 모르는 신부는 주변에서 좋다고 웃거나 하면 무슨 말인지 몰라서 자기가 마치 원숭이가 된 기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외식도 되도록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아직 한국 음식 맛을 모르는 신부는 외식이 괴로울 뿐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들이 많은 곳은 당분간 피하고 둘이서만 산책을 하며 데이트를 하는 겁니다. 신랑이 3개월 정도만 기다려주면 신부는 한국 생활에 자연스럽게 적응될 것입니다.

흔히 국제결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외국어를 모른다는 핑계로 처갓집과 교류를 하지 않습니다. 이는 신부 입장에서 남편에게 이질감을 갖도록 유도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국제결혼한 사위들이 몇 년이 지나도록 장인 장모 등 처갓집 식구들의 이름조차 모르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며 심각한 문제입니다. 서로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만으로도 가족애를 다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자주 소통하는 습관을 갖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결혼 후 신부를 무시하는 발언이나 신부의 국가를 험담하는 말들은 신부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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