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란 꺾였나]거품 빠진 전세가… 숨통 트인 주택시장

입력 2014-05-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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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자 “차라리 내집마련” 미분양에 관심… 86주만에 가격하락 묻지마 계약 사라져

“전세금이 여전히 높긴 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매물을 골라잡을 수 있어요. 한두 달 전만 해도 전세물건을 구하느라 난리였는데 최근엔 평형대별로 2~3개씩은 대기 매물이 있어 전세구하기가 한결 쉬워 졌습니다.”(서울 목동 L공인중개 관계자)

주택시장에서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장기간 천정부지로 뛰던 전셋값이 최근 하향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것이다. 전세금 급등과 함께 매물 자체가 사려졌던 전세 물건이 하나둘씩 시장에 나오면서 전세금도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이는 올해 초까지 계약금을 먼저 걸고 전세 매물이 나오는 대로 계약하는 묻지마 전세계약까지 성행하던 분위기와 크게 대조적인 것이다.

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은 0.01% 하락하며 2주 연속 약세를 기록했다. 직전주 86주(1년 8개월) 만에 첫 하락곡선을 그린 이후 내림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 전세금 상승세를 이끌던 강남지역에서 전세매물을 찾기가 쉬워진 단지가 늘고 있어 주목된다.

잠실동 리센츠는 없어서 못팔던 전세매물이 최근 단지별로 2~4건 이상 대기 중이다. 연말 7억5000만원까지 치솟았던 전용 85㎡ 전세금은 6억원대 초중반으로 내려앉았다. 강남 재건축 단지들도 가격 조정이 시작됐다. 잠실주공5단지 76㎡ 전세금이 3억1000만원에서 3억원까지 조정됐다. 강남구 압구정동도 연초보다 전세금이 많이 떨어졌다. 1월에 5억7000만원에 실거래된 현대14차 전용 85㎡는 5억원대 초반 호가로, 급매물은 4억원대 후반까지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천구 목동도 전세난이 진정되고 있다. 평형대별로 연초 대비 5000만원가량 전세금이 낮아졌다. 강북권 일대 아파트들도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노원구 하계1차 청구 전용 85㎡ 전세매물은 연초 호가만 3억5000만원에, 계약도 3억3000만원 이상이었지만 최근에는 3억1000만~3억2000만원으로 호가가 떨어지고 있다.

이렇듯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전세금이 떨어진 것은 이사철이 끝나면서 전세수요가 줄어든데다 장기간 전세금이 오르면서 전세수요가 일부 매매수요로 전환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전세금이 폭등하자 수요자들이 내집 마련으로 방향을 틀어 미분양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 수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전월(2만9278가구)에 비해 3196가구 감소한 2만6082가구로 나타나 5개월 연속 줄었다. 수도권에서 고액 전세에 대한 대출 지원이 줄어드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공급 측면에선 입주하는 아파트 물량이 크게 늘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4만2640가구였던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에는 5만3202가구로 24.7%나 증가했다.

전세금 하락세는 얼마나 지속될까. 전문가들은 급등에 대한 피로감으로 예전처럼 전세금이 폭등하진 않겠지만 하락세가 오래 지속되지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셋값 하락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최근의 전셋값 하락은 학군의 영향이 크다”며 “전체적으로 전세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서울지역에서는 언제든지 전셋값이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언 유엔알 컨설팅 대표도 “학군 인기지역의 경우 움직임이 빨라 7~8월부터 상승세가 예상된다”면서 “저렴한 소형주택도 신혼부부 등의 높은 수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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