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치료제 시장, ‘팔팔정’ 뜨고 ‘비아그라’ 지고

입력 2013-07-1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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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에서 한미약품의 ‘팔팔’이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세계적 발기부전 치료제 브랜드인 ‘비아그라’ 복제약인 ‘팔팔(성분명 실데나필)’이 출시 1년 만에 매출액 부분에서 ‘비아그라’를 추월했다. 약국 유통망과 가격경쟁력으로 다른 국내사와의 실적에서도 크게 격차를 벌리며 앞서고 있다.

11일 최근 공개된 의약품 판매 데이터(IMS)에 따르면 지난 3월을 기점으로 팔팔이 발기부전치료제 넘버원 브랜드인 비아그라를 매출액 부문에서 추월했다.

팔팔은 지난 3월 8억6864만원을 달성해 비아그라(8억4660만원)를 매출액 부문에서 처음 추월했다. 이어 4월과 5월에는 각각 9억4822만원, 9억1791만원의 매출을 올려 8억원 대에 그친 비아그라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이에 앞서 팔팔은 출시 한 달 만인 지난 해 6월 비아그라를 포함한 전체 발기부전치료제 중 판매량 1위에 올라섰고 현재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IMS를 보면 5월 현재 발기부전치료제 판매량은 팔팔이 42만1423정을 기록했고 비아그라는 7만7854정, 시알리스는 22만5714정에 그쳤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개한 ‘2012년 국내 의약품 생산실적 분석’ 자료에서도 한미약품은 팔팔정50·100mg, 팔팔츄정 25·50mg 등 4품목의 생산실적이 총 535억원을 기록해 발기부전치료제 제네릭 시장의 55%를 점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비아그라의 수입실적은 반 토막이 났다. 지난해 980만 달러(110억8000만원) 어치 수입돼 지난 2011년(1760만 달러) 대비 44.1%나 감소했다. 복제약이 오리지널약의 매출을 잠식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5월 한국화이자의 비아그라 특허가 만료된 이후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제네릭(복제약) 시장은 1000억원대에 육박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에는 40여 개의 제네릭이 쏟아졌지만 유독 팔팔이 돌풍을 일으킨 것은 저렴한 가격과 브랜드 차별화 초기 마케팅, 약국 유통망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토종 신약들의 가격이 1만원 내외인데 반해 팔팔은 이들 제품의 4분의 1인 2500원 수준에 불과하다.

세계 첫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와 같은 성분을 사용인데다 유사한 색상과 제품 모양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이 밖에도 △기억하기 쉬운 제품명 △50mg 중심의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약값 구조 △다양한 용량·규격으로 환자 특성에 맞는 맞춤형 처방 지원 등이 주요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팔팔 출시 이전 환자들은 비싼 약값 등 원인으로 고용량인 100mg 제품을 처방받아 쪼개 복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실데나필의 허가 권장용량이 1일 25mg~50mg 임에도 판매가격은 100mg 위주로 책정됐다는 점을 고려해 50mg 제품을 기준으로 약값을 대폭 낮춰 발매함으로써 환자의 약값 부담과 복용 편의성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은 제네릭의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제품력이 비슷하다고 볼 때 팔팔은 어떻게 하면 창조적으로 시장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라며 “오리지널 사를 단순히 따라가기만 했던 국내사의 기존 관행을 깨고 물 없이 씹어서 복용할 수 있는 츄정을 발매하는 등의 전략 덕분에 시장에 빨리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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