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반도체 경쟁은 국가 총력전"…AI 반도체 이니셔티브 9.4조 투자 [종합]

입력 2024-04-0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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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반도체 현안 점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인공지능(AI) 기술 주요 3개국(G3) 도약'이라는 목표 달성 차원에서 'AI 반도체 이니셔티브'를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AI 반도체 이니셔티브는 2027년까지 9조 4000억 원 투자, 1조 4000억 원 규모의 펀드 조성 등을 핵심으로 하는 과제다. 여기에 더해 국가 AI 위원회도 설치, 대통령이 직접 AI 국가 전략을 챙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반도체 현안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반도체 경쟁은 산업 전쟁이자 국가 총력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시 상황에 맞먹는 수준의 총력 대응 체제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밝힌 윤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 유치를 위한 투자 인센티브부터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주요국 투자 환경·지원 제도에 대한 비교·분석 후 한국 상황에 맞는 과감한 지원책 마련부터 약속했다.

최근 TSMC 일부 가동 중단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동향 점검과 함께 올해 3차 민생토론회 때 발표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추진 현황 등을 논의하고자 마련한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반도체 수출이 117억 달러로, 2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이제 바야흐로 반도체의 봄이 다시 돌아왔다"면서도 "앞으로의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조금의 빈틈도 없이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대만에서 최근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우려와 관련 윤 대통령은 "정부는 사태 발생 초기부터 대만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 TSMC 발표에 따르면 반도체 생산에는 큰 지장이 없고, 일부 가동 중지된 생산 라인도 복구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 중이라고 하고, 우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도 아직까지는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실은 경제수석실과 경제안보비서관실 중심으로 국가정보원과 함께 대만 상황을 면밀하게 챙겨보고 있다. 정부 관계 부처는 이러한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정부 조치가 필요한 경우에는 지체없이 즉각 대응해 기업의 불편이 없도록 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의 반도체 공급망 취약 요소 점검, 미국·일본·네덜란드 등 주요국의 관련 산업 지원 현황을 언급한 뒤 "우리나라가 이러한 흐름에 뒤처지면 반도체 산업뿐만 아니라 경제 전체가 도약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며 622조 원 규모의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계획에 대해 "국가의 모든 역량을 결집시켜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에 대해 윤 대통령은 환경영향평가부터 토지 보상, 전기·공업용수 공급, 주거·교통 대책, 생활 인프라 조성 등 분야별 구축 상황도 점검하며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또 최근 반도체 시장이 AI 반도체로 무게 중심이 급속히 옮겨가는 데 대해 "지금 세계 반도체 강국은 대용량 데이터 학습과 이를 이용한 추론에 특화된 AI 반도체 확보를 위해 소리 없는,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반도체 시장의 미래 지형에서 우리나라가 초기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세밀하게 전략을 점검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역량을 모은다면 충분히 미래 반도체 시장 선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지난 30년간 메모리 반도체로 세계를 제패했듯이 앞으로 30년은 AI 반도체로 새로운 반도체 신화를 써 내려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이 반도체·디지털 디바이스를 비롯한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AI 모델·활용 등 디지털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 갖춘 것으로 진단한 윤 대통령은 "하드웨어 제조와 함께 소프트웨어 개발과 활용 역량을 모두 갖춘 나라는 많지 않다"며 AI 반도체 이니셔티브를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윤 대통령은 "고대역폭 메모리 HBM에 프로세싱 기능을 추가한 P-HBM, 인공신경망 프로세스 NPU, 뉴로모픽 기반 한국형 AI 반도체에 대한 R&D 투자를 과감하게 확대할 것"이라며 "한국형 저전력 고성능 AI 반도체를 적용해 슈퍼컴퓨팅 데이터센터 K-클라우드를 진화시키고 온디바이스 AI를 적용해 PC, 스마트폰 접속 없이 사용 가능한 스탠드 어론(Stand Alone) 스마트 디바이스로 세계시장을 선도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차세대 범용 AI 원천기술 및 AI 안전기술 개발'을 언급하며 "AI와 AI 반도체 분야에 2027년까지 9조 4000억 원을 투자하고 AI 반도체 혁신 기업 성장을 돕는 1조 40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것"이라고 했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본격 가동되는 2030년에 '세계 시스템 반도체 시장 점유율 10% 이상 달성'이라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 밖에 윤 대통령은 "AI 윤리 규범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계속 확보하겠다"며 "지난 유엔(UN)총회 기조연설과 뉴욕대, 소르본대 디지털 비전포럼에서 디지털 질서 정립을 제안한 바 있다. 올해 5월 AI 안전 혁신 포용을 논의하는 AI 서울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민관 협력 중요성을 언급하며 이달 4일 출범한 AI전략최고위협의회를 앞으로 '국가 AI위원회'로 격상, AI국가 전략에 대해 직접 챙길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어진 토론에서는 이정배 삼성전자 DS부문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 류수정 사피온코리아 대표 등 반도체 분야 주요 기업과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환경부·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 장관 등 참석자들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반도체 클러스터, AI 반도체 등 주제로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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