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0 못 넘을 줄 알았는데"...개인투자자 지수 하락 베팅 중

입력 2024-03-2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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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 코스닥·코스피 모두 하락에 베팅…코스닥은 신용융자까지
고질적 '박스피' 경험에 2700선 코스피 못 미더워
"등락률 심할 경우 개인투자자 취약 가능성"

▲여의도 증권가. (이투데이DB)

코스피가 2년 만에 2700선을 넘어서면서 활황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개인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에 베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선 신용융자 거래까지 당겨 투자한 것으로 분석돼 지수 변동에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3월 들어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상장지수펀드) 상품을 2282억 원 규모로 쓸어담았다. 이달 기준 NAVER(6308억 원·1위), 기아(3030억 원·2위)에 이어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 3위를 기록 중이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움직이는데, 지수 하락분의 약 두 배 만큼 수익을 거둘 수 있어 이른바 ‘곱버스(곱하기 인버스)’로 불린다. 그러나 지수가 상승하게 되면 돈을 두 배로 잃을 수도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곱버스 상품을 사들이고 있는 이유는 고질적인 ‘박스피’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1800선에서 2200선을 오르내리는 박스피를 겪었고, 또 2021년 동학개미운동을 통해 지수가 3300대까지 올랐으나 그 이후엔 다시 제자리인 2200선까지 떨어진 경험도 있다. 이에 2년 만에 2700선에 오른 코스피가 미덥지 못한 탓으로 보인다. 즉 이번에도 그렇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서 상품을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코스닥 시장은 오히려 더 상황이 안좋다. 개인투자자들은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ETF 상품도 같은 기간 870억 원 순매수했다. 특히 현재 이 상품의 신용비율은 12.26%에 달하고 있다. 코스닥150지수를 역으로 추종하는 상품으로, 이 상품도 지수가 오르면 손실을 보게 된다.

최근 코스닥 지수도 900선을 돌파하면서, 올해 초 하락에 베팅한 개인 투자자들이 이제는 신용융자까지 끌어다 베팅 중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수 추가 상승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위아래로 등락률이 심할 경우 신용융자거래까지 받아 베팅한 개인투자자들은 취약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반도체는 가격 반등과 수요 회복으로 업황이 살아나는 상황에서 AI 성장 수혜까지 누리고 있다”며 “자기자본비용(COE)은 국내외 금리 하락을 감안해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존재한다. 금리 인하 전망이 유지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배철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150 지수 내 대형주 편출과 시총 하위 종목 편입이 반복되며, 잔류하는 코스닥 대형주의 비중이 높아져 있는 상태에서 단일 종목의 변동성이 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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