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누나에 속아 살인…'징역 100년' 美 한인, 30년 만에 극적 석방

입력 2024-01-28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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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의 동거남을 총격 살해한 혐의로 징역 100년형을 선고받고, 약 30년 만에 석방된 앤드루 서씨. (출처=앤드루 서 후원 페이스북)

미국에서 누나의 동거남을 살해한 혐의로 징역 100년형을 선고받은 앤드류 서(50·한국 이름 서승모)씨가 약 30년 만에 모범수로 조기 출소했다.

27일 미국 매체 시카고트리뷴 등 현지 매체는 서씨는 지난 26일 오전 미 일리노이주 서부 키와니 교도소에서 출소했다고 보도했다.

출소 당일 교도소 앞에 모인 시카고 한인교회 교인들과 변호사 등은 그에게 두부를 건네며 사회로의 복귀를 축하했다. 시카고트리뷴은 “출소한 사람에게 두부를 주는 것은 한국 관습”이라며 “이는 지난 30년 동안의 부정적인 것들을 씻어낸단 의미”라고 설명했다.

앞서 서씨는 19세이던 1993년 9월 시카고 벅타운의 한 가정집에서 누나의 동거남이었던 로버트 오두베인(당시 31세)을 총격 살해한 혐의로 1995년 징역 100년형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에서 80년 형으로 감형됐다.

당시 미 검찰은 서씨 남매가 오두베인 명의로 된 생명 보험금 25만달러(약 3억3000만원)를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파악했다. 하지만 서씨는 누나 캐서린(54)의 사주(使嗾)를 받고 오두베인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는 군 장교 출신 아버지와 약사 출신 어머니 아이에서 태어나 1976년 서울에서 시카고 노스웨스트 사이드로 이민했다. 그러나 1985년 아버지는 암으로 숨졌고 어머니도 2년 뒤 자신이 운영하던 세탁소에서 강도에 살해되면서 누나와 단둘이 남게 됐다.

서씨는 누나 캐서린(54)로부터 “오두베인이 엄마를 죽였다. 그는 엄마가 남긴 재산을 도박 빚으로 탕진하고 (나를) 학대한다”라는 말을 들었고 오두베인 살해를 사주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비극은 2010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하우스 오브 서’를 통해 다루어졌다. 당시 서씨는 “오두베인을 죽이는 것이 어머니의 원수를 갚고 누나를 지키는 길이라 생각했다”라며 “가족을 위해 옳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믿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2017년 시카고트리뷴과의 인터뷰를 통해 “누나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 누나는 80만달러의 유산을 노리고 어머니를 살해했다”라고 밝혔다.

아직도 서씨 어머니의 사망 사건은 여전히 미제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누나 캐서린은 재판을 앞두고 하와이 호놀룰루로 도주했다가 1996년 3월 현지 연방수사국(FBI)에 사주했다. 현재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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