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찔리고 근무한 경찰관 “동료들 외면”…부산경찰청 “확인 중”

입력 2023-03-1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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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출동 현장에서 흉기에 목을 찔린 경찰관이 동료들의 외면으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채 근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우리 경찰 동료가 목에 흉기 찔리고 난 후 비하인드 스토리입니다. 널리 퍼뜨려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블라인드는 회사 이메일로 소속 직장을 인증해야 가입할 수 있는 커뮤니티다.

경찰청 소속으로 보이는 익명의 글쓴이는 사건 당시 피해 경찰인 A 경위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게시글과 함께 “당사자분이 직접 경찰청 블라인드에 올린 글을 첨부한다”고 설명했다. A 경위는 온라인 커뮤니티 내 경찰만 이용할 수 있는 게시판에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글에 따르면 6일 오전 5시께 부산 북구 한 아파트의 집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관할 지구대 소속 A 경위는 동료와 함께 출동했다.

게시글에 따르면 신고가 접수된 집의 주인인 B 씨는 위협적인 태도를 보였고, 그 과정에서 A 경위에게 흉기를 휘둘러 목과 얼굴에 상처를 입혔다. A 경위는 피를 흘리면서도 B 씨를 검거했으나, 이후 병원 응급실에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상처 부위만 붕대로 감은 채 지구대로 복귀해 업무를 계속해야 했다.

현기증으로 지구대 의자에서 잠시 쉰 A 경위는 자신의 출혈량에 놀란 데 이어 사건 관련 업무가 처리돼 있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글에 따르면 당시 형사사법 정보 온라인 관리 시스템 ‘킥스(KICS)’에 사건 관련 내용이 입력돼 있지 않았으며 진술조서 작성, 흉기 등 압수물 확보 등의 절차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당시 지구대에는 A 경위를 포함해 경찰관 5명이 있었으나, 그는 사고 약 1시간 30분 뒤인 오전 8시께 업무를 마무리하고 피의자를 관할 경찰서에 인계한 뒤에야 퇴근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가족의 도움으로 병원을 찾아 전치 3주 진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게시글에서 “(흉기가) 조금만 옆으로 갔으면 죽을 뻔했다는 의사 설명을 듣고 눈물이 났다”며 “당일 딸 초등학교 입학식에도 못갔다. 동료들도 원망스러웠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에 부산경찰청은 부산일보에 “사실관계를 파악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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