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니] ‘확실한 진화’ 에어팟프로2, 에어팟맥스에도 뒤지지 않아

입력 2022-11-0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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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캔ㆍ주변음 허용 모두 개선
에어팟 맥스와 견줘도 손색없어
터치로 볼륨 조절 특히 인상적
3만 원 인상도 지불할 가치 충분

▲에어팟프로2는 에어팟프로1 등장 후 3년 만에 출시됐다. 에어팟맥스(위), 에어팟프로2(아래)의 모습. (강태우 기자 burning@)

“옆그레이드(외형만 바꾼 수준) 아닌 제대로 된 업그레이드”. 에어팟 프로2를 귀에 꽂자마자 든 생각이다.

이미 3년 전 처음 출시된 에어팟 프로1은 지금까지도 ‘커널형 무선이어폰’의 왕좌를 지키고 있다. 새로 나온 에어팟 프로2의 겉모습은 전작인 1세대와 거의 같았지만, 사용 경험만큼은 완전히 새로웠다.

기자는 에어팟 프로1을 3년, 에어팟 맥스를 10개월가량 사용 중이다. 약 8일간 에어팟 프로2를 사용해보니 “에어팟 맥스 ‘팀킬’ 하는 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었다. 80만 원에 육박하는 에어팟 맥스와 견줘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노이즈 캔슬링ㆍ음질, 전작보다 향상 체감돼

▲에어팟프로2는 H2 칩을 채용했다. 우수한 음질, 더 강력해진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새로워진 주변음 허용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강태우 기자 burning@)

에어팟 프로2가 '진화했구나' 느낀 데는 주변 소음을 차단하는 노이즈 캔슬링(이하 노캔)과 주변음 소리를 증폭해주는 주변음 허용 기능이 확실히 개선됐기 때문이다.

에어팟 프로2는 새로운 H2 칩이 적용됐다. 혁신적인 오디오 성능뿐 아니라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성능이 2배 강력해지고 주변음 허용 모드도 대폭 업그레이드됐다는 게 애플 측의 설명이다.

에어팟 프로1에서도 ‘노캔’ 기능은 혁신에 가까웠다. 노캔 성능을 수치화시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기기와 비교해 들어보니 에어팟 프로2의 노캔 성능이 더 좋아졌구나 싶었다.

대구행 KTX에서 에어팟 프로2, 에어팟 맥스, 에어팟 프로1을 번갈아 착용했는데 맥스와 프로2는 거의 비슷하게 기차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반면 1세대는 상대적으로 좀 더 소리가 들렸다. 찻길이나 위험한 공간에서는 노캔이 아닌 ‘주변음 허용’을 꼭 켜야 할 듯하다.

▲에어팟프로 2세대에서는 ‘적응형’ 주변음 허용 모드가 탑재됐다. 공사장 소음이나 자동차 경적과 같은 큰 소음을 걸러준다고 한다. (강태우 기자 burning@)

주변음 허용 기능도 전작보다 주변음이 더 매끄럽게 잘 들렸다. 특히 2세대에서는 ‘적응형’ 주변음 허용 모드를 새롭게 선보였다. 공사장 소음이나 자동차 경적을 걸러준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에어팟 프로2를 착용하고 기본 주변음 허용과 적응형 주변음 허용을 번갈아가며 작동시켰을 때 어떤 점이 크게 달라졌는지 체감되진 않았다.

전작보다 음악 감상 경험도 좋아졌다. 애플의 공간 음향 기능과 애플 뮤직의 돌비 애트모스ㆍ무손실 음원으로 들으니 약간의 과장을 보태 옆에서 노래를 부르는 줄 알았다. 베이스, 코러스 등 1세대에서 안 들리던 소리도 들렸다.

스피커 달리고 배터리는 늘고…편의성↑

▲에어팟프로2의 콩나물 줄기 부분에 파인 홈을 부드럽게 쓸어내리거나 올리면 볼륨 조절을 할 수 있다. (강태우 기자 burning@)

사용 편의성 개선을 위해 대거 적용된 새로운 기능도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터치 음량 제어’ 기능이 인상적이다. 그동안 에어팟을 쓰면서 터치 동작으로 볼륨 조절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마침내 구현됐다. 콩나물 줄기로 불리는 ‘기둥(스템) 안쪽’에 파인 홈을 쓸어주면 소리를 조절할 수 있다.

▲에어팟프로2의 케이스에는 스피커와 압력 조절 구멍이 있다. 본체는 1세대와 달리 어쿠스틱벤트가 추가됐다. 본체 쪽 기둥에는 노이즈캔슬링 마이크가 있다. (강태우 기자 burning@)

1세대와 비교해 본체 구조 또한 달라졌다. 1세대는 ‘노이즈 캔슬링 마이크’와 ‘근접센서-피부센서’ 두 가지가 장착됐지만 2세대에는 본체 상단에 ‘어쿠스틱 벤트’가 추가됐다. 이는 귀 안과 밖의 기압 차이를 줄여 귀가 답답하지 않도록 돕는다.

케이스도 달라졌다. 스피커와 열쇠고리 등을 걸 수 있는 랜야드 루프가 생겼다. 스피커에서는 에어팟 프로2를 충전할 때나 오래 케이스를 열었다가 닫을 때 ‘띠링’하는 소리가 났다. 1세대에서는 소리가 안 나 충전이 제대로 되는지 알 수 없었는데 이런 점에서 편했다.

▲에어팟프로2에는 U1 칩이 케이스에 갖춰져 있어 ‘정밀 탐색 기능’으로 케이스 위치를 찾을 수 있다. 캡처는 나의 에어팟 프로 찾기를 실행한 모습. (강태우 기자 burning@)

애플에 따르면 U1 칩이 케이스에 탑재돼 있어 ‘정밀 탐색 기능’으로 케이스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직접 찾기를 사용해봤다. 카페 안을 크게 울리는 스피커 소리에 위치를 정확히 찾을 수 있었다.

또 케이스 아래 스피커 옆에 작은 구멍이 생겼다. 이는 충전 케이스의 스피커가 움직일 때 생기는 압력 차이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에어팟프로2는 애플 워치 충전기로도 충전이 가능하다. (강태우 기자 burning@)

애플워치 충전기로도 충전이 가능해졌다. 기본적으로 에어팟 프로2는 라이트닝 방식과 맥세이프 충전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이어팁도 XS(엑스스몰) 사이즈가 추가돼 총 4가지 크기(XSㆍSㆍMㆍL)의 옵션을 제공한다.

다만 무게는 더 무거워졌다. 1세대의 경우 총 51g(본체 5.4gㆍ케이스 45.6g)인 반면 2세대는 56.1g(본체 5.3gㆍ케이스 50.8g)으로 약 5g 증가했다. 휴대하기 어려운 정도는 아니지만 두 개를 함께 들어보니 증량된 무게가 느껴졌다.

▲에어팟프로2는 총 4가지 크기(XSㆍSㆍMㆍL)의 이어팁 옵션을 제공한다. (강태우 기자 burning@)

배터리 사용시간도 늘었다. 전작보다 1.5시간 연장된 청취 시간을 제공하며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사용 시 최대 6시간까지 지속된다. 케이스를 포함하면 1세대 제품 대비 6시간 더 늘어난 총 30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출시 가격 기준으로 에어팟 프로2는 35만9000원, 에어팟 프로1은 32만9000원이다. 약 3만 원 인상됐지만, 이 정도 성능과 편의성 개선이라면 충분히 구매할 가치가 있어 보였다.

다만 현재 오픈마켓 등에서 출시 3년이 된 1세대 모델은 현재 20만 원 정도로 구매할 수 있다. 만일 커널형 이어폰을 처음 사용하거나 에어팟 프로의 노이즈 캔슬링을 경험해 보고 싶은 소비자라면 1세대를 먼저 사용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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