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AI] 평생 고민거리 '옷 뭐 사지?'…AI가 해결사로 나선다

입력 2020-06-2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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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AI'는 사회 곳곳에 적용돼 활약하고 있는 인공지능 서비스를 찾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가깝고도 멀리 있는 인공지능. 어디서, 어떻게 우리 생활에 스며들어 있는지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옷은 많은데 입을 게 없네.'

'옷을 사긴 해야 하는데 뭘 사지? 여기에 맞는 하의는 찾기가 어렵고….'

어떤 옷을 사고, 어떻게 조합을 맞춰 입을지 하루하루 고민하는 사람들. 생이 끝날 때까지 해결되지 않을 고민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에는 즐겁지만, 또 누군가에는 괴로운 일. 이젠 인공지능(AI)이 해결사로 나서는 모양새다. 일부 인터넷 쇼핑몰들은 AI 기술을 도입해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옷을 추천해주고 있다. '스타일리스트'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AI기술로 소비자가 좋아할 만한 옷을 찾아 보여준다. (사진제공=오드컨셉)

◇쇼핑에 진출하는 AI…'내 손안의 스타일리스트'

3~4년 전부터 AI를 도입한 쇼핑 업체들이 늘고 있다. 상품 추천은 물론 오프라인 상품 이미지를 인식해 검색과 구매를 도와준다.

아마존은 2017년 4월, 자사 AI 스피커 '에코'에 카메라를 탑재한 '에코룩'을 출시했다. 에코룩으로 전신사진, 동영상을 찍어 AI와 패션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개인의 관심사와 선호도에 따라 쇼핑할 수 있는 서비스를 오픈하기도 했다. 자주 방문했거나 들어가 본 적이 있는 쇼핑몰은 물론 비슷한 성격의 다른 사이트를 소개해주는 것이 특징. AI가 깊숙이 쇼핑 영역까지 진출한 셈이다.

쇼핑에서 AI가 활용되자 전문 기술을 연구하고 서비스하는 사업체도 생겨났다. '오드컨셉' 바로 그곳. 오드컨셉은 의류 쇼핑몰에 특화된 AI를 개발해 공급한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소비자가 선택한 것과 유사한 상품을 제안하고, 코디 상품을 추천하는 AI 기술을 연구한다. 오드컨셉의 김정태 대표와 문상환 통합 연구개발팀장을 만나 쇼핑, 그중에서도 옷에 활용되는 AI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오드컨셉 문상환 통합 연구개발팀장(왼쪽)과 김정태 대표(오른쪽). 오드컨셉은 AI 서비스를 온라인 쇼핑몰에 판매하는 기업이다. (홍인석 기자 mystic@)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추천 서비스'

AI가 삶 곳곳에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소비자들은 '추천 서비스'로 그 위력을 실감한다. 넷플릭스나 유튜브 알고리즘은 소비자의 취향을 분석해 좋아할 만한 유사 콘텐츠를 띄워준다. 쇼핑몰에서도 유사 상품을 보여주지만 똑같지는 않다. '콘텐츠'와 '옷'은 속성이 다르므로 추천 방식도 달라야 한다는 것이 오드컨셉의 설명이다.

문상환 팀장은 "기존 기법은 넷플릭스에서 액션 영화를 보면 액션을 또 추천하지만 옷은 빨간 옷을 샀다고 해서 또 빨간 옷을 사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콘텐츠는 체류 시간을 가능한 한 늘려 광고 수익을 올리겠다는 목표가 있지만, 옷은 '구매'라는 종착 지점이 있다"라며 "비슷하면서도 다른 대체재인 다른 옷을 보면서 점점 더 원하는 것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존 추천 방식이랑은 접근이 다른 셈이다.

언뜻 보기엔 AI가 다 비슷해 보이지만, 옷의 속성을 자세히 들여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김정태 대표는 "옷은 고려해야 할 여러 요소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사람들은 날씨, 계절, 연애하는지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옷을 산다"라며 "온라인 쇼핑에는 연속성이 없고 반복 구매가 다른 형태로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결국, 사람들의 반응만 두고 일정한 규칙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보니 AI 툴로 더욱 정교하게 분석하는 것이다.

◇AI 활용되는 온라인 쇼핑몰, 업체와 소비자 모두 만족할까

AI가 큰 관심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업무의 효율성이다. 단순 반복 업무를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고, 정교한 분석으로 사업 전략을 수립할 수도 있다. 이 모든 일은 매출의 극대화를 위한 일이다.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지 못한다면 AI의 가치도 작아질 수밖에 없다.

오드컨셉은 AI에 따른 효과가 있다고 귀띔했다. 오드컨셉에 따르면 자사 AI 서비스를 이용한 온라인 쇼핑몰의 체류 시간이 2배 증가했고, 구매로 이어지는 수치도 4배 증가했다.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상품을 노출하다 보니 쇼핑몰에 머물며 탐색하는 시간이 늘었고, 구매까지 이어졌다는 것.

김정태 대표는 "쇼핑몰에 옷이 100벌 있다고 가정해보자. 사람들이 한 번이라도 클릭해서 보는 옷은 15개가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옷이 너무 많으니까 못 보는 것도 많다. AI는 이 사람이 관심 있는 스타일을 분석하고 보여준다"고 말했다. 여러 옷 가운데 소비자가 좋아할 만한 옷들을 빠르고 정확하게 보여주고, 그에 적합한 신발이나 가방도 알려준다고 한다.

소비자는 어떤 즐거움을 누릴까. 김정태 대표는 "한마디로 정의하면 '스트레스 프리'"라고 말했다. 원하는 상품을 빠르게 소비자에게 보여준다는 것. AI를 활용한 검색과 추천으로 불필요한 결과를 버리고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옷, 구매 가능성이 큰 옷을 보여줘 쇼핑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티이미지뱅크)

◇"AI는 '감성'이 필요한 옷 몰라"

'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을 보통 시민이 만나기는 어렵다. AI는 이 역할을 해준다. 그렇지만 한계도 자명하다. 각각의 감성에 맞는 옷을 추천해주진 못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원피스'를 검색하면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결과물을 보여주지만 '부케 받기 좋은 하객룩'을 찾으면 이를 인지하지 못한다.

문상환 팀장은 "AI를 인공지능이라고 하지만 진짜 '지능'이 아니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지식'에 가깝다"고 운을 뗐다. 그는 "AI는 확률 모델로 작동한다. 패션이라는 것은 일정 부분 감정이 들어가는데 확률 모델은 이를 잘 알지 못한다"라며 "'부케'를 받는다는 행위의 의미를 AI에게 가르치는 건 굉장히 어려운 문제다. 모든 AI가 그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태 대표 역시 "'러블리하다'라는 느낌을 학습시키기는 하지만 통계적으로 분홍색이나 하트가 들어간 것을 '러블리하다'라고 인지한다. 그 가운데 놓치는 세심한 것들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각각 생각하는 감성들, 그러니까 '활동 많은 데이트룩', '결혼식 사회룩' 등에서는 AI가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한계가 있지만, 쇼핑에서 AI의 역할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쇼핑에 경우 두루뭉술하게 사고 싶은 물건이 있고 시간을 들여 여러 상품을 둘러보면서 자신이 원하는 걸 사려는 경향이 있다. AI는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최대한 빠르게 가져다주는 걸 목표로 하기 때문에 활용가치가 높다. AI가 온라인 거래 방식을 점차 바꿔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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