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쿠팡, 작년 매출 7조...대형마트 넘어섰다

입력 2020-04-14 12:59수정 2020-04-1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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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손실은 7205억 원...누적 적자는 3.7조 원

(사진제공=쿠팡)

어디까지 성장할까? 작년 쿠팡 매출이 7조 원을 넘어섰다. 유통가 ‘메기’에서 대형마트를 넘어서며 명실상부 ‘슈퍼스타’로 발돋움하게 됐다는 평가다.

◇ 쿠팡 매출 7조원 시대 개막...라이벌은 티몬? 위메프? NO 이젠 대형마트!

쿠팡은 14일 발표한 외부감사보고서를 통해 연결 매출액 7조 153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64.2% 증가한 수준이다. 자체 최고 매출이자 국내 이커머스 사상 최대 매출이다. 소셜 커머스 3총사로 함께 업계에 뛰어든 위메프(2019년, 4653억 원)와 티몬( 2018년, 매출 5006억)는 이미 예전에 따돌렸다. 다만, 영업 손실은 7205억 원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이는 대형마트를 능가한 수준이기도 하다. 지난해 롯데쇼핑의 할인점 부문 매출은 6조3306억 원을 기록했고, 2월 결산 법인인 홈플러스의 2018년 매출은 6조4100억 원이다. 다만 홈플러스의 경우 홈플러스스토어 등 3개 법인을 합한 매출은 7조6500억 원이다.

대형마트 1위 업체 이마트는 작년 연결 기준 순매출 19조629억 원, 별도 기준 14조6733억 원을 기록해 이들과는 다소 차이가 난다.쿠팡 측은 새벽배송 등 와우 배송 지역이 전국으로 확대된 점과 가전과 신선식품 등 주요 카테고리가 빠르게 성장한 점, 고객 수가 꾸준히 늘어난 점이 매출은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졌다. 이 회사의 직간접 고용 인력은 2018년 2만5000명에서 지난해 3만 명으로 1년 새 5000명 증가했다.

쿠팡의 성장은 끝이 아니다. 메르스(중동 호흡기 증후군)를 계기로 유통업계의 ‘메기’로 자리잡은 쿠팡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언택브 소비 패턴의 정착으로 또 한 번의 비상을 꿈꾼다.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최근 하루 물동량은 250~300만 개 수준이다. 이는 2018년 일평균 배송갯수 100만 개, 2019년 180만 개를 압도한다.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업계에서 추정하는 쿠팡의 올해 매출은 벌써 8조 초반대다. 관건은 코로나 이후 전망치가 얼마나 올라갈지다. 이는 이미 롯데마트의 올해 매출 예상치 6조3000억 원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로켓배송의 남다른 속도는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예측해 고객과 가까운 로켓배송 센터에 미리 준비해두는 기술과 인프라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기술과 인프라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새벽 배송을 넘어 로켓프레시 당일 배송과 같은 전에 없던 서비스로 고객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묻는 세상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쿠팡)

◇ 누적적자는 적자도 3조6900억 원...속 빈 강정?

몸집은 불었지만, 이에 비례해 적자도 커졌다. 영업손실은 7205억 원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2014년부터 누적적자는 3조6904억 원에 이른다. 다만, 2018년 1조 원 적자에 비해서는 적자폭을 축소했다.

이는 신선식품 새벽 배송인 ‘로켓프레시’에 힘 주는 한편, ‘쿠팡이츠’ 등 신사업을 계속해서 확대했기 때문이다. 새벽 배송은 주간에 비해 비용이 두배 가량 드는 고비용 구조인 데다, 신선식품은 냉장 및 냉동 창고에서 배송 차량까지 이어지는 콜드체인을 구축해야 한다. 직매입으로 폐기에 따른 비용 역시 쿠팡이 진다.

물류도 강화했다. 2014년에는 전국 로켓배송센터가 27개였지만, 지난해에는 그 숫자가 168개로 6배 늘었다. 이 결과 로켓배송센터서 10분 거리 내 사는 ‘로켓배송 생활권’ 소비자도 같은 기간 259만 명에서 3400만 명으로 13배 뛰었다.

일자리 창출에 따른 비용 역시 늘었다. 쿠팡이 지급한 인건비는 로켓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2014년 1000억 원에서 지난해 1조 4000억 원으로 5년간 14배 뛰었다. 그 기간 누적 지급된 인건비는 4조680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올해 역시 쿠팡의 도전은 계속된다. 이 회사는 올해 2월 로켓배송 서비스를 제주도까지 확대한 데 이어 오전 주문하면 오후까지 배송받을 수 있는 ‘로켓프레시’ 당일 배송 서비스까지 내놨다. 여기에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는 대구 물류센터 등 투자 비용 역시 적지 않다. 업계에서는 대략 3200억 수준이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쿠팡이 당분간 무리한 사업 확장보다는 수익 개선에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는 처지라는 점이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은 쿠팡에 자기본비율이 경영지도기준을 미달했다며 유상증자 등 경영 개선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하지만 최근까지 약 30억 달러(3조5000억 원)를 지원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비전펀드에 손을 벌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위워크’ 지원 등으로 큰 손실을 본 손 회장은 “앞으론 5년에서 7년 내 순이익을 낼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는 시각도 나온다. 실제 쿠팡은 지난해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케빈 워시를 이사회에 끌어들였고, 나이키에서 부사장으로 일하며 외부 회계감사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보고 등을 담당한 마이클 파커를 최고회계책임자(CAO)로 영입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쿠팡은 공격적인 확장보다는 광고 및 오픈 마켓 수익 확보가 쉬운 플랫폼 사업 강화와 택배 효율성 향상을 통한 손익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작년 대비 크게 높아진 마켓 쉐어와 소비자 충성도를 고려할 때 쿠팡의 경쟁력은 변함없다”면서 “쿠팡의 추가 투자 자금 유치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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