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내는 여야 비례정당 공천…‘잡음’ 이겨낸 1번 누구

입력 2020-03-23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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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가 23일 오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간담회에서 최고위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미래한국당 장석춘 최고위원, 정운천 최고위원, 원 대표, 김기선 정책위의장. (연합뉴스)

여야의 비례위성정당이 각각 비례대표 명단 확정 작업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자 등록은 26~27일까지인데 이번 총선에선 지역구 후보의 단일화보다 비례대표 후보 공천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23일 복수의 미래한국당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비례대표 후보 1번에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인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을, 2번에 윤창현 전 한국금융연구원장을 공천하기로 명단을 수정했다.

윤 전 관장과 윤 전 원장은 기존 명단에서 당선권인 20번 뒤인 각각 21번, 26번을 받았으나 새 공관위의 심사에 따라 확실한 당선권으로 끌어올려 졌다.

한국당은 윤 전 관장이 미래통합당을 비롯한 보수를 향한 여권의 '친일 프레임'에 대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 전문가인 윤 전 원장은 문재인 정권의 경제 실정을 지적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18번에 배치됐던 정운천 의원이 10번 내외로 순번이 앞당겨질 것으로 보이며 통합당 영입인재인 이종성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사무총장, 최승재 전 소상공인연합회장 등도 당선권 내 배치가 유력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후보 명단에 포함되지만 당선권 밖에 배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두고 통합당과 신경전 끝에 한국당 한선교 전 대표가 사퇴한 지 나흘 만에, 새 공관위가 들어선 지 이틀 만에 최종안을 낸 것이다.

앞서 한국당은 500여 명의 공천 신청자를 '3분 면접'을 통해 후보 명부를 만들었다가 황교안 통합당 대표 측의 반발로 지도부를 전면 교체했다. 또 한선교 한국당 전 대표는 자신이 황 대표로부터 박진·박형준 전 의원의 비례대표 공천을 요구받았다고 폭로하는 등 잡음이 터져 나온 바 있다

이와 관련 황 대표는 이날 "더 강해지는 혁신과 더 커지는 통합 과정의 부득이한 성장통으로 생각해달라"면서 "저는 당 대표로서 밀실공천, 계파공천, 구태공천과 단절하기 위해 노력했고, 늘 반복된 대표 '사천'(私薦)도 그 싹을 잘랐다"고 말했다. 그는 "최종 목표는 당연히 총선 승리이다. 이기지 못하면 공천의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며 "무소속 출마, 표 갈라먹기의 유혹을 내려놔야 한다. 소탐대실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시민당은 시민 추천 비례대표 후보에 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과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등이 신청했다고 전했다. 최배근 더시민 공동대표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시민 추천 후보에) 78명이 응모했다"며 "5공화국 말기에 민주화 세력을 결집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 권인숙 여성정책연구원장과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공개적으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이 후보로 확정된 것은 아직 아니지만 여성 인권에 힘 써온 만큼 소수정당 후보로 적합하단 해석이다. 권 원장은 성폭력 문제를 사회적 관계와 불평등의 문제에서 분석해온 여성학자로, '6월 항쟁'의 촉매제가 된 1986년 '부천 성고문 사건' 피해자다. 윤 이사장은 정의기억연대에서 수요집회 개최 등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해왔다.

그러나 더시민 애초 출범할 때부터 1번부터 4번까지는 소수정당 후보들이, 5번부터 10번까지는 시민사회계 후보들이, 11번 이후부터는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들이 순번을 배정받기로 한 것에 대해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들이 반발하고 있어 비례대표 순번이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들은 22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많은 당원, 지지자들이 과거 행적을 알 수 없는 '듣보잡' 후보들에게 왜 표를 줘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럴 바에야 열린민주당에 투표하겠다고 한다"며 "검증된 민주당 후보를 전면 배치함으로써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에게 '시민당'이 유일한 여당 비례 정당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현역 불출마 의원 일부를 더시민에 파견하기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자발적인 파견 의사를 표명한 불출마 의원을 기준으로 하면 파견 규모는 '7명 α(알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최고위에서는 신창현·이규희·이훈 의원 등 지역구 의원 3명과 심기준·정은혜·제윤경·최운열 의원 등 비례대표 의원 4명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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