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CEO 줄줄이 세대교체…'실적회복' 칼 뺐다

입력 2020-03-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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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전영묵 삼성자산운용 사장, 조용일 현대해상 사장, 이성재 현대해상 부사장, 강성수 한화손보 부사장 (사진=각 사)

저금리ㆍ저성장으로 위기에 빠진 보험업계가 이달부터 줄줄이 CEO를 교체한다. 특히 장수 CEO가 많았던 보험업계는 ‘세대교체’와 ‘재무통’ 인사로 돌파구를 모색한다는 복안이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보험사 수장들이 줄줄이 교체될 예정이다. 삼성생명은 올해 초 전영묵 삼성자산운용 사장을 신임 CEO로 내정한 가운데 19일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한다. 1964년생인 전 내정자는 1986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재무심사팀장, 투자사업부장, 자산PF운용팀장, 자산운용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자산운용전문가로 통하는 이유다. 또 삼성증권 경영지원실장과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를 거치며 금융업 전반에 대한 종합적 안목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해상도 차기 CEO로 조용일 총괄 사장과 이성재 총괄 부사장을 내정했다. 20일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될 조 내정자는 1958년생으로 일반보험업무본부장, 기업보험부문장,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을 역임하면서 손해보험업 전반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1960년생인 이 내정자는 기업영업담당임원과 COO, 경영기획본부장, 해외사업본부장 등을 거쳤으며 현대해상 안팎에서 해외통으로 평가받는다. 이 내정자는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디지털 신기술 도입 및 혁신활동, 해외 신사업 시장 개척 등으로 회사의 중장기적 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10년간 현대해상을 이끌며 업계 장수 CEO 반열에 올랐던 이철영 부회장의 후임이다.

세 차례 연임하며 7년간 한화손해보험을 이끌어온 박윤식 사장도 용퇴를 결정했다. 박 사장은 취임 이후 흑자 전환을 이끌고, 4년 연속 순익 증가를 달성하면서 장수 CEO 반열에 합류했지만 지난해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직격탄을 맞고 부진한 성적을 냈다. 한화손보는 신임 CEO로 강성수 사업총괄 부사장을 내정하고 19일 주주총회에서 선임한다. 강 부사장은 1964년생으로 한화증권·한화건설·한화 등을 거쳐 2016년부터 한화손보에서 재무담당 임원을 역임하는 등 재무통으로 꼽힌다.

장수 CEO들의 세대교체는 어려운 보험업계 경영 상황을 반영한다. 저금리 기조로 투자수익률 악화, 회계제도 변화 대응(IFRS17)에다가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면서 보험업계는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선 운용자산수익률이 부진할 수밖에 없고 해외투자에서도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코로나19 여파로 신계약 유치 부진까지 겹칠 수 있어 여러모로 업계가 힘든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업계 주요 보험사 수장들이 저성장 보험시장에서 실적 압박이 심했을 것”이라며 “새로운 CEO들의 임무는 결국 '실적회복'이 1순위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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