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선의 현대그린푸드, 식품제조업 본격 진출…HMR 성장동력 삼는다

입력 2020-03-04 16:01수정 2020-03-0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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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현대그린푸드가 식품제조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단체급식(푸드서비스), 식자재 유통 등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동시에 B2B(기업 간 거래)에 집중돼 있던 사업 영역을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로 확장해 매출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그린푸드는 최근 몇 년간 매출이 정체돼 있어 미래성장동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현대그린푸드의 별도 기준 매출액은 2014년 1조3645억 원에서 이듬해인 2015년 1조4760억 원으로 8.1% 성장한 이래 수년간 1조5000억 원대에 머물러 있다.

B2C 시장 공략을 위해 우선 현대그린푸드는 HMR 라인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현대그린푸드가 새롭게 선보이는 HMR 제품은 현대백화점 식품관과 온라인몰 등을 통해 시판될 전망이다. 신세계푸드가 ‘피코크’ 등의 브랜드로 HMR 제품을 생산해 이마트, SSG닷컴 등에서 판매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박홍진 현대그린푸드 사장

식품제조사업 진출의 밑그림은 박홍진 현대그린푸드 사장과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이 그렸다는 분석이다. 박 사장은 2014년부터 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를 맡아왔고, 정교선 부회장은 지난해 말 기준 회사 주식의 23.8%를 가지고 있는 회사 최대주주이자 사내이사다.

정 부회장의 형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박 사장과 함께 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에 올라 있으나 현대백화점 경영에 집중하고 있고, 사실상 현대그린푸드 경영은 정 부회장이 맡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경기도 성남시 ‘스마트 푸드센터’를 가동하면서 본격적으로 B2C와 B2B 식품제조사업에 나선다고 4일 밝혔다. 2018년 착공한 ‘스마트 푸드센터’는 현대그린푸드의 첫 번째 식품 제조 시설(2개 층)로 연면적 2만㎡(약 6050평) 규모다.

스마트 푸드센터는 단체급식업계 최초로 단일공장에서 B2B(기업 간 거래)와 B2C 제품 생산이 함께 이뤄지는 ‘하이브리드형 팩토리 시스템’을 적용했다.

하이브리드형 팩토리 시스템은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와 소품종 대량생산 체계를 번갈아가며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스마트 푸드센터’에서는 동시에 300여 종의 B2BㆍB2C용 완제품 및 반조리 식품을 하루 평균 50여 톤(약 20만 명분) 규모로 생산할 수 있다. 총생산 가능 품목은 단체급식업계 최다인 1000여 종으로, 단체급식업계 제조시설 평균(100~250종) 대비 3~10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회사 측은 “스마트 푸드센터에서 생산 가능한 품목(1000여 종) 중 70%는 완전 조리된 가정간편식(HMR)과 반(半)조리된 밀키트(Meal Kit) 등 B2C 제품으로 채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HMR 시장에서는 냉동형 제품보다 냉장형 제품이 양질로 평가되는 만큼 현대그린푸드는 냉장형 간편식 중심의 프리미엄 라인업 확대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특히 ‘연화식(軟化食)’ 생산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연화식은 대표적인 케어푸드 제품으로, 일반 음식의 맛과 형태는 유지하면서 훨씬 부드럽게 만들어 씹거나 삼키기 좋게 만든 음식이다. 현대그린푸드는 2017년 국내 최초로 연화식 기술을 개발하고 이듬해인 2018년 소비자에게 선보인 바 있다.

B2B 부문의 경우 단체급식용 전처리(CK, Central Kitchen) 제품과 식자재 사업용 특화 제품 생산에 들어간다. 아울러 최신식 제과제빵 설비를 갖춰 지난해부터 공을 들이고 있는 호텔 컨세션 사업의 경쟁력도 업그레이드한다는 방침이다.

김해곤 현대그린푸드 전략기획실장은 “제품 개발 및 생산 프로세스 안정화를 통해 생산 가능 품목을 내년 상반기까지 1200여 종까지 확대할 예정”이라며 “스마트 푸드센터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제고할 뿐 아니라 B2C 식품제조기업으로서 입지도 넓혀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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